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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수만 70만명'…국내 최대 성매매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 적발

중앙일보

입력

국내 최대 성매매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의 공동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이트는 유흥업소 업주를 협박해 이권을 챙긴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이하 여청단)'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밤의전쟁 사이트 [사진 대전지방경찰청]

밤의전쟁 사이트 [사진 대전지방경찰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사이트의 공동 운영자 A씨(47)를 최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는 2014년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일본에 서버를 둔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운영하며 성매매업소들을 홍보해주고 광고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단속되면 이름만 바꿔 새로 영업 

A씨가 운영한 '밤의 전쟁' 사이트는 가입 회원 수만 70만명이 넘고, 사이트에 올라온 성매매 후기만 21만여 건에 이르는 국내 최대 성매매알선 사이트다.

[대전경찰청]

[대전경찰청]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공범들과 함께 이 사이트를 운영해 왔다. 이들이 최초 운영하던 사이트는 '아찔한 밤'이었다. 그러나 2016년 12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적발돼 운영자 3명이 구속됐다.
당시 A씨는 도주해 경찰에 적발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후 다른 공범들과 '아찔한 달리기', '밤의 전쟁' 등으로 사이트 이름만 바꿔 영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던 A씨는 경찰 수사가 이어지자 압박감을 느끼고 현지에서 자수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는 지난 14일 자진 입국해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경찰에서 상당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업소 가입 대가로 여청단에 수억원 지급

이 사이트가 여청단과 유착한 정황도 드러났다. 여청단은 '성매매 근절, 미투(#Me Too·나도 성폭력 당했다) 지지운동을 벌여왔던 시민단체다. 이 단체 전 대표 신모(40)씨는 2017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수원·화성 등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업주 14명에게 "불법 영업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여청단에 가입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마약을 투약한 뒤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 여청단 간부는 신씨 등의 비호로 화성 동탄신도시 등에 성매매 오피스텔 20곳을 운영하기도 했다.

경찰은 신씨 등의 수사하는 과정에서 '밤의 전쟁'과 유착한 정황을 포착했다. 신씨 등은 성매매 업소 업주들을 '밤의 전쟁'에 가입시키거나 배너 광고를 게재하도록 지시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 사이트에서 수억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재 재판을 받는신씨에게 성매매알선 방조 혐의를 추가해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밤의 전쟁' 사이트가 여청단의 자금줄이라는 의혹이 있어 수사했는데 실제로 일부 자금이 신씨 등에게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벌어들인 범죄수익 규모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필리핀에 남아있는 또 다른 공동 운영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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