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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가 돼 사람 위협하는 유기견, 누가 버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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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차도 들개가 뛰어들어 길을 건너고 있다. [JTBC 캡처]

학교 앞 차도 들개가 뛰어들어 길을 건너고 있다. [JTBC 캡처]

사람이 키우다 버린 개들이 들개화 돼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26일 JTBC에 따르면 인천에서는 유기견들이 들개화 되고 있어 학교에서는 “들개를 잘 피해다니라”는 교육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학생들은 들개 안전 교육을 받았다. 학교 주변에 들개가 출몰하고 있어 물릴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이다. 야산에 둘러싸인 이 학교는 들개들이 번식하고 생활하기 좋은 환경이다. 학교 인근을 둘러보면 배변 흔적도 있고 들개 10마리 가량이 모여 사는 공터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인천시는 도심에 출몰한 들개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 지역 주민들이 이사를 하면서 버리고 간 유기견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방치된 개들은 도심을 배회하다가 사람·반려견을 물기도 하고 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이기도 하는 등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된다.

지난 5월 인천대공원에서 들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시는 도심 내 들개가 나타나 물림과 위협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포획 전문업체에 의뢰해 수십여 마리의 개들을 붙잡았다. 인천시는 기존 포획용 틀로 들개를 잡는 데 한계가 있자 마취총 등을 쓸 수 있는 전문업체와 계약, 들개를 포획할 때마다 50만원 가량을 지급하고 있다.

한편 동물보호단체는 업체가 들개를 포획한 뒤 장시간 방치하면서 동물을 학대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며 포획 업체들의 포획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들개가 포획 틀에 잡혀 다친 상태로 방치되는 등 학대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자체들은 들개가 포획한 뒤 유기동물 보호소로 인계하는 등 동물 학대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 잡힌 들개는 10일간 주인을 찾는 공고를 낸 뒤 분양을 시도하고 분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안락사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 처음 전문업체에 의뢰해 들개 포획을 진행해 5개 지자체에서 90여마리를 잡았다”며 “한쪽에서는 불안하니 잡아달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들개를 잡지 못하게 해 중간에서 대처하기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인천대공원에서 포착된 들개 무리. [사진 인천시]

인천대공원에서 포착된 들개 무리. [사진 인천시]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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