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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北, 영변에서 핵연료봉 최대 6000개 꺼냈을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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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플루토늄 추출해 핵폭탄 1개 이상 만들 분량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IAEA 본부 건물. [AP=연합뉴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IAEA 본부 건물. [AP=연합뉴스]

북한이 핵무기를 1개 이상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식통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영변에 있는 핵 시설 흑연감속로에서 사용 후 핵연료봉을 3000~6000개가량을 꺼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연료봉 재처리하면 핵무기 원료 플루토늄 생산 #“영변은 북핵 심장…폐기합의됐으면 비핵화 시작”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속 北 핵무기 증산 우려

사용 후 핵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IAEA 소식통은 교도통신에 “(연료봉을 꺼낸 규모를 보면) 재처리 시 추출 가능한 플루토늄의 양은 핵폭탄 1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라며 "새 연료를 넣은 감속로까지 가동하면 추출할 수 있는 플루토늄의 양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6월 북한 영변 핵시설의 우라늄농축공장에서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영변 우라늄농축단지에서 차량과 장비, 사람이 오가는 활동을 계속해서 포착하고 있다면서 단지 서쪽의 흰색 트레일러 차량 추정 물체의 등장에 주목했다. [연합뉴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6월 북한 영변 핵시설의 우라늄농축공장에서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영변 우라늄농축단지에서 차량과 장비, 사람이 오가는 활동을 계속해서 포착하고 있다면서 단지 서쪽의 흰색 트레일러 차량 추정 물체의 등장에 주목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 시설폐기와 제재해제를 교환하자고 했지만, 미국의 거부로 협상이 결렬됐다. IAEA는 비핵화 협상이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이 핵무기 증산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IAEA 소식통은 “(현재로선)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채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만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시설은 영변만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영변은 북핵의 심장부로 볼 수 있다. 영변 핵 폐기 합의가 이뤄진다면 비핵화의 좋은 시작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IAEA는 다음 달 뉴욕에서 열리는 74차 유엔총회에 제출할 예정인 ‘2018 연례보고서’를 지난 19일 공개했다. IAEA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8월 중순까지 영변 5㎿ 원자로를 가동했다는 징후가 포착됐고, 8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는 간헐적인 가동 징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변 5㎿ 원자로 관련 활동과 경수로 건설 등 지난해 동안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추가로 진전시킨 것은 2375호 등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핵 감시를 위해 북한에 머물던 IAEA 사찰단은 2009년 4월 북한에서 추방된 후 북한 핵 시설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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