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北막말에 "맏형이 막내 앙탈 부린다고 같이 부딪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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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1일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구실로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남측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 “(북한이) 천박한 용어를 쓰면서 그러는데 일일이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걔들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우리의 국방 태세가 약화하거나 그러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원래 맏형이 막내가 재롱부리고 앙탈 부린다고 같이 부딪치고 그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야당 의원들과 군의 안보 대비 태세 등을 놓고 야당 의원들은 고성을 주고받으며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날 종료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훈련을 축소하고 전에 하던 훈련 이상으로 잘한다고 하면 누가 믿는가. 병력을 동원하지 않는 훈련을 제대로 된 훈련이라고 강변하는가”라고 따져묻자, 정 장관은 “(훈련을) 참관해 보셨는가”라고 되받아쳤다. 이어 이 의원은 “나도 국방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디 그따위 소리를 의원한테 하는가. 참관은 안 하면 모르는가”라고 하자, 정 장관은 “우리 군을 폄하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또 이종명 한국당 의원이 “북한 눈치를 보느라 훈련을 축소하고 훈련 연습을 위해 책정된 예산을 목적에 맞지 않게 3군 사관생 합동훈련에 임의로 집행했다”고 지적하자, 정 장관은 “왜 우리 국민이 오해하고 인식할 수 있게 그렇게 몰아가는가. 질의하는 의원님들이 자꾸 이상하게 몰아간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장관은 또 한미군사훈련이 축소·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강한 훈련과 강한 연습, 더 확실히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는 연습과 훈련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괴력과 정확도, 중·장거리를 때릴 수 있는 좋은 무기체계들이 들어와 있다”며 “작전운용 시스템 자체도 발전돼 있고, 과거보다 훨씬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조정 방안을 갖고 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독도방어훈련 계획과 관련해선 “연간 두 번 하게 돼 있고, 적정한 규모와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며 “금년도에는 전반기에 못 했다. 적정한 시기에 적정한 규모로 하겠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문제와 관련해선 “정부 차원에서 신중하고 정말 깊이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소미아의 효용성을 묻는 질문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으니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 아니겠나”며 “도움이 안 되면 바로 파기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소미아 체결 자체를 ‘안보 적폐’라고 지적하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당시 (제가) 참모총장을 하면서 지소미아를 체결하는데 저에게 아무런 의견을 구한 적 없다”며 “그 당시 국민에게 충분히 실효성을 설명하고 그렇게 잘했으면 좋은데 그렇게 안 했으니 지금 와서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지소미아를 폐기하면 한미일 군사동맹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모든 사안을 다 고려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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