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내년까지 버틸수 있을까" 中 공산당 원로의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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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자유시보는 11일 '내년까지 중국 공산당이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궈원구이(郭文貴)의 주장을 보도했다. [자유시보]

대만 자유시보는 11일 '내년까지 중국 공산당이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궈원구이(郭文貴)의 주장을 보도했다. [자유시보]

중국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가 모여 국가 중대 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중국 공산당이 내년까지 버틸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산당 원로 "中 국내외 현안 산적...해결 의문" #美 도피 중국 부동산재벌 궈원구이, 대만 언론에 주장 #궈원구이 "공산당 원로가 누굴 지목해 문제 제기했는지 다 알 것"

대만 자유시보(自由时报)는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한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회의에 참석 중인 한 공산당 원로의 서한을 받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11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일 시작된 베이다이허 회의에는 시진핑(习近平)중국 국가주석 등 현직 지도부는 물론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 등 전직 공산당 원로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궈원구이는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한 한 중국 공산당 원로가 ‘내년에 우리가 베이다이허에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며 “국내외 압박으로 중국 공산당이 내년까지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이 회의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궈원구이에 따르면 이 원로는 10가지 의문점을 중국 당국에 제기했다고 한다. ▶ 홍콩 문제 최종 해결 방안 ▶ 중국 경제의 지속적 하강과 내년 회복 가능성 ▶ 정부의 고압적 중국 사회 통치 ▶ 미ㆍ중 무역 전쟁의 파장 ▶ 신장(新疆)ㆍ티베트(西藏) 소수민족 저항 해결 방안 등이다. 이 밖에도 서방의 중국 해외자산 동결 시의 대처,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제, 중국 중앙국가안전위원회 제도 등이 포함됐다.

궈씨는 서한을 보내온 이 원로가 “제18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역사를 바꾸었던 인물”이라며 “그의 베이다이허 메시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로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궈씨는 “이 원로가 누구를 향해 이런 언급을 한 것인지 다들 알 것”이라며 “이 발언은 공산당 내부에서 이미 싸움이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분으로 공산당이 멸망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늘에도 눈이 있다. 모든 것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을 맺었다.

궈씨는 중국 부동산 회사인 ‘베이징 정취안(北京政泉) 홀딩스’ 회장으로 2014년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후 궈씨는 시 주석의 최측근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등 고위 인사의 비리를 잇따라 폭로한 바 있다. 현재 뉴욕에 체류하면서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상태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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