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6)이 첫 재판이 열린 12일 머리채를 잡혔다.
고유정의 첫 재판은 이날 오전 10시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시작돼 1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수감번호 38번이 쓰인 연두색 죄수복을 입은 고유정은 이날도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고유정은 머리를 늘어뜨려 얼굴을 가린 채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이동했다.
고유정이 법정에 들어서자 일부 방청객은 “살인마” “고개 들어” “머리 걷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고유정이 머리채를 잡힌 건 재판이 끝나고 교도소로 가기 위해 법원 바로 옆 제주지방검찰청 후문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호송차에 타려 할 때였다. 분노한 한 시민이 고유정에게 달려들며 머리채를 잡았다. 순식간에 시민들이 고유정에게 몰려들었다.
머리채를 잡힌 고유정은 더욱 고개를 숙였고, 주위 시민들은 고유정을 향해 소리쳤다. 머리채를 잡은 시민은 고유정을 앞으로 끌고 가며 당겼다. 제주교도소 관계자들의 제지로 고유정은 겨우 풀려나 호송차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주변 시민들은 고유정을 향해 “살인마”를 연신 외쳤다.
한편 이날 재판이 열리기 전 법정 앞은 이른 오전부터 방청권을 배부받으려는 시민과 취재진 등 300여명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고유정은 앞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지만, 이날 정식 재판에는 출석 의무가 있어 모습을 드러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도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 모(36)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유정 변호인 측은 첫 재판이 열린 이 날 의견 진술에서 전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고유정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조문규 기자
[서소문사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