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이순신 한시 꺼내들며 “서해맹산 정신으로 검찰개혁 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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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 두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조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낙점된다면 역대 세 번째 비(非) 사법고시 출신의 법무부 장관이 된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 두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조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낙점된다면 역대 세 번째 비(非) 사법고시 출신의 법무부 장관이 된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순신 장군 韓詩 인용…“‘서해맹산’ 정신으로” #‘바다에 서약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30분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차려진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1층 로비에 출근해 “이제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며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동시에 품 넓은 강물이 되고자 한다”며 “세상 여러 물과 만나고, 내리는 비와 눈도 함께 하며 멀리 가는 강물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에 대해선 “향후 삶을 반추하며 겸허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하겠다”며 “정책 비전도 꼼꼼히 준비해 국민들께 말씀 올리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바로 지명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 ‘서울대생들의 계속된 비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모두 인사청문회에서 답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가 언급한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시 ‘진중음(陣中吟)’에 나오는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를 줄인 말이다. 이 시는 이순신 장군이 임금의 피난 소식을 접한 뒤 왜적을 무찌르겠다는 의지와 애국의 마음을 담은 것으로, ‘바다에 서약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라는 뜻이다.

조 후보자는 곧바로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팀의 조력을 받아 각종 서류를 준비하는 등 청문회 준비절차에 돌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내정하는 등 10곳의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개각 발표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조 후보자가) 법학자로 쌓아온 학문적 역량과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 능력, 민정수석으로서 업무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개혁, 법무부의 탈검찰화 등 핵심 국정 과제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소감 전문

그동안 국민의 마음과 항상 함께 하고자 했습니다.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저의 소명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이제,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합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
대한민국의 국무위원이 된다면,
헌법정신 구현과 주권수호,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습니다.

동시에, 품 넓은 강물이 되고자 합니다.
세상 여러 물과 만나고,
내리는 비와 눈도 함께 하며
멀리 가는 강물이 되고자 합니다.

향후 삶을 반추하며 겸허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하겠습니다.
정책 비전도 꼼꼼히 준비해 국민들게 말씀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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