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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가디언 "폭스콘 中공장서 청소년 인턴 1000명 불법 노동"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제조기업 폭스콘의 중국 공장에서 납기를 맞추기 위해 1000명이 넘는 고등학생들이 계약에 없는 야간 초과근무를 강요받는 등 불법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루 10시간 주 6일 근무 '규정 위반' #초과 근무 거부하면 "졸업에 영향 있을 것"

중국 헝양에 위치한 세계 최대 전자제품 하청 업체 '폭스콘'의 공장. [차이나 레이버 와치 캡처]

중국 헝양에 위치한 세계 최대 전자제품 하청 업체 '폭스콘'의 공장. [차이나 레이버 와치 캡처]

가디언이 해당 학생들과 인터뷰하고 근무 조건 관련 문건을 검토한 결과, 16∼18살의 학생들은 야간 초과근무를 강요받고 있었다. 중국 노동법은 16~18살 미성년자의 채용은 허용하지만 야간근무나 초과근무는 시킬 수 없게 돼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닷' 생산라인에서 근무해온 샤오팡(17)은 하루 8시간 주 5일로 정한 근무 계약과 달리 하루 10시간 주 6일 일했고 이를 거부하자 "생산 라인 매니저가 그 사실을 학교 선생님에게 통보했으며, 선생님은 초과 근무를 거부하면 졸업과 장학금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폭스콘 공장 생산업무에 투입된 청소년들은 헝양(衡陽) 인근의 고등학교 학생들로, 인턴 직원 신분으로 공장에 고용됐다. 폭스콘 측은 학생 인턴을 데려온 교사들에게 일정 보수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콘은 학생들에게 불법 근로를 시킨 것을 인정하고 즉각 시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폭스콘은 성명을 통해 "감독을 강화해 인턴들이 야간근무나 초과근무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콘은 그러나 학생들이 실제 현장 근무 경험을 쌓고 직업훈련을 받는 등 채용에 도움을 받고 있다며 인턴 제도를 옹호했다. 또 일정 연령이 된 학생들을 채용하는 것은 합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인턴보다 정규 직원 숫자를 늘리고 보수도 인상할 것이라고 폭스콘 측은 밝혔다.

아마존은 납품업체들의 이러한 노동 기준 위반을 용납할 수 없다며 납품업체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폭스콘은 현재 전체 생산 인력의 약 15%를 인턴십에 의존하고 있다. 인턴들은 초과근무수당 등을 포함해 시간당 16위안(약 2820원)의 시급을 받고 있다. 폭스콘은 학생들을 인턴으로 보내준 학교들에 학생 1명당 1달에 500위안(약 8만5280원)을 지급하고 있다.

폭스콘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기업이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 등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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