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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창립요원’ 장경환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회장 별세

중앙일보

입력

장경환 전 포스코 경영연구소 회장

장경환 전 포스코 경영연구소 회장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종합제철 창립요원으로 한국 철강산업에 기여한 장경환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회장이 7일 별세했다. 87세.

1932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고,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중석에 근무하던 64년 고(故) 박태준 포스코 전 명예회장이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4년 뒤인 68년 포항종합제철이 창립되면서 황경로 전 회장, 안병화 전 사장, 홍건유 전 부사장 대우, 노중열 전 상무 등과 함께 포항제철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4월 1일 입사한 ‘창립요원’으로 모두 한국 철강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고인은 ‘롬멜 하우스’로 불린 경북 포항시 영일만 제철소 공사현장의 건설사무소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당시로선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던 제철소 건설에 참여했다. 박 전 명예회장이 ‘실패하면 모두 영일만에 빠져 죽는다’고 이들을 독려했던 건 유명한 일화로 남는다.

16년 동안 포항제철에 근무하면서 원료와 구매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업무를 담당했다. 기획실장, 설비기술본부 부본부장, 판매·인사담당 상무 등 중책을 거쳤다.

83년 포항제철 도쿄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박태준 당시 회장으로부터 제2제철소(광양제철소) 건설을 위해 일본 철강업계와 정계의 협조를 받아내라는 지시를 받는다. 포항제철소 건설 당시 일본의 도움을 받았지만 당시 급성장하던 한국 철강업에 대해 일본의 견제가 심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인은 이나야마 요시히로(稻山嘉寬) 신일본제철 회장을 설득한 끝에 일본 철강업계 협력을 이끌어냈고, 광양만에 제2제철소를 성공적으로 지을 수 있었다.

고인은 아버지 장영모 전 국회의원과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의 인연으로 85년 삼성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겨 기계·특수부문 부사장, 사장을 지냈고 89년 삼성그룹 일본 총괄 사장을 역임했다.

91년 친정인 포항제철로 돌아온 그는 사장 대우, 회장 특별 보좌역 등을 지냈다. 99년에는 포스코경영연구소 회장에 취임해 4년 동안 근무했다. 고인은 포스코의 초석을 닦은 인물들을 다룬 『쇳물에 흐르는 푸른 청춘』이라는 책에서 “포스코는 내 인생의 영원한 자부심이며 긍지”라고 회고했다.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9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충남 천안 천안공원묘원이다. 유족으론 아들 장재철 에이앰피컴퍼니 대표, 딸 현주·은영·혜령 씨, 사위 김찬식 벽산 부사장과 박상욱 서울대 자연대 교수 등이 있다. 02-3410-6912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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