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스타 커리, '쥐 들끓는 볼티모어 발언' 트럼프 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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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 스타 커리가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CNN 흑인 앵커 영상과 함께 그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사진 스테판 커리 트위터]

미국프로농구 스타 커리가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CNN 흑인 앵커 영상과 함께 그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사진 스테판 커리 트위터]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판 커리(31·미국)가 볼티모어를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 인종차별 발언 격렬히 비판 #트위터에 CNN 흑인앵커 울먹이는 영상 게재 #"난 볼티모어 출신 아니지만, 그들은 미국인" #

커리는 2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나라에 필요한 대담함이다. 계속해서 그(트럼프)를 비판해야한다"며 "난 볼티모어 출신이 아니지만, 그 곳에는 팀동료, 가족, 열심히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걸 알고 있다. 그들은 미국인으로서 가져야 할 덕목을 가장 잘 갖춘 사람이다. 누구보다 그곳에 살길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커리는 미국 CNN 흑인 앵커 빅터 블랙웰이 방송 도중 울먹이는 영상을 리트윗했다. 블랙웰은 트럼프 발언 관련 보도를 전하다가 몇초간 말을 잇지 못하면서 "나도 볼티모어에 살았다. 그들도 미국인"이라고 말했다.

미국프로농구 스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판 커리. [사진 커리 인스타그램]

미국프로농구 스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판 커리. [사진 커리 인스타그램]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트위터에 민주당 흑인 중진 일라이자 커밍스 하원의원을 공격하며 "민주당은 늘 '인종카드'를 꺼내드는데, 우리나라 위대한 흑인들을 위해 하는건 사실 거의 없다. 커밍스가 지역구와 볼티모어시에서 엉망이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적었다. 전날에는 "커밍스의 지역은 역겹고 쥐가 들끓는 난장판으로 누구도 살고 싶어하지 않은 최악의 지역"이라고 했다.

볼티모어의 흑인 비율은 약 60%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밍스가 볼티모어 지역구를 대표하면서 범죄율이 높아지고 지역 상황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커밍스가 지역주민에게 끔찍한 일을 했다는걸 말하는건 인종차별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썼다.

하지만 볼티모어 지역지 등 미국 언론들의 비판이 이어졌고,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에 '#우리가 볼티모어(#WeAreBaltimore)'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의 스티브 커(미국) 감독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반드시 봐야 한다'면서 블랙웰 영상을 게재했다.

커리는 NBA를 대표하는 3점슈터다. 2017년에 2016-17시즌 NBA 우승을 이끈 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불참의사를 밝혔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 초청을 철회했다. 2017-18시즌 우승팀 골든스테이트는 워싱턴 원정경기 때 백악관을 예방하는 관례를 깨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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