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김제 로얄캐닌 공장, 아시아태평양지역 반려동물 사료 생산 허브로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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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캐닌

김제의 로얄캐닌 공장에서 관계자들이 전날 생산된 사료를 테스트하는 모습. [사진 로얄캐닌]

김제의 로얄캐닌 공장에서 관계자들이 전날 생산된 사료를 테스트하는 모습. [사진 로얄캐닌]

지난 10일 오전 전라북도 김제에 있는 로얄캐닌 아시아태평양 공장.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날 생산된 반려동물 사료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매일 오전 공장 주요 관리자가 참석하는 모닝 패널(Morning Panel)이다. 김제공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15개 로얄캐닌 공장에서 실시하는 일종의 전통이다.

관계자들은 사료 패키지를 뜯어 커다란 스테인리스 패널에 키블(사료 알갱이)을 깐 뒤 모양과 맛·강도·색상·사이즈·냄새를 점검했다. 키블의 모양과 사이즈 균일 여부, 강도나 밀도의 일정도, 맛과 냄새를 살핀다. 이 공장의 홍고은 관리자는 “매일 아침 바삭하게 구워진 상태의 짭조름한 키블의 향을 맡고 먹어본다”며 “사람이 먹어도 문제가 없는  안전하고 깨끗한 사료이기 때문에 가능한 과정”이라고 했다.

로얄캐닌 김제공장 내부 제조 시설은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견학을 신청하면 전 생산 과정을 창문을 통해 볼 수 있다.

생산 시설 내부는 초정밀 전자기기 공장과 유사하다. 수작업 없이 모든 원료는 관을 통해 이동하며 원격 시스템으로 관리된다.

공장에 도착한 원료는 프랑스 본사의 ‘영양 레시피’에 맞춰 배합된다. 반죽 형태로 만들어진 원료는 섭씨 1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쿠킹 된다. 고온 고압에서 부풀어 오른 사료 알갱이는 개나 고양이가 좋아하는 향을 덧입히는 후처리 코팅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로얄캐닌 김제공장의 아말 샤피키 품질관리 책임자는 “로얄캐닌에서 쓰이는 원료는 프랑스 본사에서 엄격하게 관리, 감독하는 공급처에서만 조달한다”며 “특히 동물성 원료는 해당 국가의 검역위생 당국에서 승인을 받은 작업장에서 전문 수의사의 검사를 거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능한 정도의 원료를 사용한다”고 했다.

전 세계 160여 개국에 진출한 로얄캐닌은 반려동물의 품종, 나이, 라이프 스타일, 건강상태에 따른 200여 종의 사료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로얄캐닌 김제공장은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15번째 글로벌 공장이다. 총 10만㎡(약 3만평) 규모로 960억원을 투자해 건설했다. 이 공장에선 약 50여 종의 반려동물 사료가 생산되고 있다.

로얄캐닌은 이 공장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생산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아말 샤피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려동물 사료 생산 시설을 갖춘 김제공장이 아태지역 거점으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앞으로 생산제품을 늘려갈 계획”이라며 “현재 수출 중인 일본과 홍콩뿐만 아니라 2022년까지 호주·태국·대만 등으로 수출국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1개인 생산라인을 1개 더 추가해 생산 가능량을 2배로 늘릴 예정”이라며 “이 공장의 전체 생산량의 80%를 수출하는 등 한국이 아태지역 반려동물 사료 시장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제=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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