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48) 전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청와대를 떠난 조국(54) 전 민정수석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무지하게 예뻐하는 분"이라면서도 "민정수석 업무에 대한 평가가 안 좋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17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대변인,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거쳤다
김 전 의원은 25일 방송된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민정수석의 주 임무 중 하나는 인사검증, 두 번째는 공직기강 잡기"라며 조 전 수석이 '두 임무' 모두 잘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두 가지(임사검증과 공직기강 잡기)를 잘하셨으면 앞으로 법무부 장관 가서도 잘할 가능성이 있는데 평가가 안 좋다"며 법무장관 입각이 유력한 조 전 수석을 평가절하했다.
그는 그 근거로 "인사검증 관련해서는, 인사청문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그냥 간 분이 벌써 16명"이라며 "너무 심하다. 조 수석은 이 부분에 대한 사과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공직기강' 부분에서는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 직원을 태우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청와대 앞에서 걸렸던 일도 있었고, 군 관련 인사자료를 받아서 길거리에 흘리고 온 일도 있는 등 청와대 안에서 기억나는 사건만 몇 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께서 예뻐하신다고 말씀 드린 이유는, 최고로 오랫동안 민정수석을 하셨던 문재인 대통령께서 2년 4개월 (민정수석을) 하셨더라"며 "본인 다음으로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배려하셨다. 날짜도 비슷하게"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 기록을 깨게 되면) 오히려 비서에게 부담을 준다는 것까지 알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수석은 주변에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때 2년 4개월간 민정수석을 지낸 기록을 깨면 불충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검찰개혁과 법조개혁은 사실 거의 마무리됐다. 대통령이 그만두지 말라면 방법이 없지만 사실 청와대에서 2년 정도 일하면 사람이 거의 너덜너덜해진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조 수석은 26일자로 청와대를 떠나면서 문 대통령 다음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청와대 민정수석이 됐다. 정치권에선 그가 다음 달 예정된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조 수석의 후임으로는 김조원(62) 전 한국항공우주(KAI) 사장이 발탁됐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