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軍, 3급 군사기밀 ‘귀순루트’ 공개…정경두 해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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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군사기밀 누설 책임자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 의원은 "삼척항 북한 목선의 시간 표기 항적은 국회 정보위원장을 통해서 국정원에 군사기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1]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군사기밀 누설 책임자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 의원은 "삼척항 북한 목선의 시간 표기 항적은 국회 정보위원장을 통해서 국정원에 군사기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1]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26일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해 귀순목선의 이동시간 표기 항적이 군사기밀임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조단 결과보고서 北목선 시간 표기된 항적 공개

국회 국방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국방부는 3급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해상 귀순루트’를 공개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기밀 누설의 책임을 물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국회 정보위원장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가정보원은 북한 귀순 목선의 이동시간 표기 항적을 군사기밀로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 북한 목선 사태와 관련한 정부 합동조사단 결과 보고에서는 북한 목선의 GPS항로를 기반으로 6월 9일 00시를 기점으로 북한에서 출항한 해당 목선이 6월 15일06시 20분에 삼척항으로 입항하기까지 시간이 함께 표기된 목선의 이동경로를 설명했다.

하지만 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 목선의 이동시간이 표기된 항적을 공개하는 것은 아군의 작전보안사항 등이 노출돼 국가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정원은 귀순자의 신원파악이 용이해져 북한 가족의 신변에 위험을 줄 수 있는 것으로도 판단하고 있다. 이에 국정원은 국가정보원법 제13조를 근거로 해 북한 목선 항적과 관련한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의 자료 요구를 거부했다.

하 의원은 “지난 3일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조사보고서에는 목선의 GPS(인공위성 위치정보) 항로를 기반으로 해당 목선의 출항·입항 시각이 함께 표기된 이동경로가 설명과 함께 공개돼 있다”며 “합조단이 덜컥 공개한 해상 귀순루트는 한미정상 통화내용과 거의 같은 급의 기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정상 통화내용을 공개한 외교관은 외교기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파면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며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즉각 해임돼야 하며, 기밀누설 사건과 관련한 국정조사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탈북루트가 아닌 목선의 단순이동 경로를 공개한 것으로 기밀이 아니다’라는 비공식적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그러나 국정원은 북한 목선의 이동시간이 표기된 항적을 공개하는 것은 아군의 작전 보안사항 등의 노출로 국가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었고 그러한 이유로 국회 정보위원장의 자료요구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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