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화이트국가서 한국배제 결정 내달 2일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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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관리상의 우대조치를 제공하는 '화이트 국가(안보우호국)'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내달 2일 각의(우리의 국무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8초간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8초간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신문은 "일본 정부는 관련 정령(시행령)개정안을 이르면 내달 2일 각의에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며 "정령 공포를 거쳐 8월 하순에 시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2일 결정 뒤 공포 거쳐 8월 하순 시행" #스가 관방 "적절한 조치, 일정은 아직 안 정해져" #화이트국 배제시 두가지 카테고리서 불이익 예상 #전략물자는 '일반 포괄' 우대조치 받지 못할 듯 #비전략물자도 日정부가 자의로 허가요구 가능 #아사히 "한일,이성적 외교로 타협점 찾아야"

요미우리는 "24일 종료된 경제산업성의 의견 공모(퍼블릭코멘트)절차에 3만건이 넘는 의견이 모였고,  이중 90%이상이 한국을 제외하는 데 찬성하는 견해였다"며 "정부는 의견을 심사한 뒤 다음달 1일 관련 내용을 공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1일 의견 수렴 결과가 공표된 뒤 2일 각의에서 정령이 결정되면 일왕의 공포 절차를 거친다. 공포뒤 21일뒤에 시행되는 절차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각의 결정의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이어 "퍼블릭코멘트(의견 수렴)가 마감돼 경제산업성이 그 내용을 정밀하게 보고 있다"며 "어쨋든 '화이트국가로부터의 제외'는 지금까지 설명해온대로 수출관리 관점에서 우리나라(일본)로선 적절한 조치"라고 했다.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이 제외되면 두가지가 달라진다.

먼저 국제적 수출통제 레짐에 의해 '전략물자'로 규정돼 있는 물품(리스트규제 대상)과 관련된 처우가 달라진다.

일본 정부는 화이트국가로 수출하는 기업엔 '일반포괄'이란 이름으로 우대조치를 해주고 있다.
리스트규제 대상 품목(전략물자)의 90% 정도에 대해 3년동안 유효한 포괄적 수출허가를 내주는 것이다.

한국이 화이트국가에서 빠지면 이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대신 한국에 수출하는 일본기업들은 '일반포괄'이 아니라 수출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심사를 사전에 받아야 포괄적 수출허가를 받을 수 있는 '특별포괄'의 대상이 된다.

일본 정부는 "일반포괄과 특별포괄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일본 정부는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불화 수소 등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때엔 '포괄 허가'가 아닌 '개별 허가'를 받도록 별도의 조치를 취했다.

3개 품목외에 다른 품목들에 대해서도 아예 '포괄 허가'의 대상에서 빼는 방법으로 한국에 불이익을 줄 가능성도 있다.

두번째로 국제적으로 합의된 '전략물자'는 아니지만 군사적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품목(캐치올 규제의 대상)도 '화이트국가 배제'의 영향을 받게된다.

일본정부는 화이트국가에 대해선 수출허가를 면제해주고 있지만, '비(非)화이트국가'에 대해선 경제산업상 판단에 따라 언제든 수출허가를 의무화할 수 있다.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전품목에서 일본 정부가 개별 수출 허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바로 품목들이다.

관련 절차를 어떻게 운용할지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의 판단에 달려있다. 한국 기업들로서는 원활한 수출 거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한편 이날 아사히 신문은 ‘설전보다는 이성의 외교를’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과의 안보상의 연계와 북한 문제 등 양국이 협력해야 하는 분야가 넓다”며 “이를 보지 못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산업기술과 민간교류까지 흔들어대는 무모함을 양국 정부 모두 깨우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지난 5월 프랑스 파리 풀만호텔에서 만나 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지난 5월 프랑스 파리 풀만호텔에서 만나 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방콕에서 열리는 회의(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한·일 외교장관이 출석하는 만큼 이 기회를 활용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도쿄신문도 사설에서 "WTO(세계무역기구)분쟁절차는 결론이 나오기까지 2년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그 사이 양국 대립이 계속되고 국민감정은 악화될 것"이라며 "어느 쪽이 이겨도 심각한 응어리가 남는 만큼 서로 대화를 통해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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