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잔치, 주먹구구 채용…서울시 위탁기관 방만·부실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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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공적 사업을 운영하는 민간기관들이 방만·부실 경영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과정에서 자격 요건에 미달하는 후보자를 뽑거나 직원 복리후생을 과도하게 지급한 사례도 적발됐다.

건강가정지원센터·글로벌센터 #시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발표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서울글로벌센터 운영 및 관리·감독실태 감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는 시민들에게 가정문제 상담 등의 업무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서울글로벌센터는 외국인 상담과 문화 행사를 기획·운영한다. 두 군데 모두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민간기관이다.

서울건강가정지원센터는 허술한 채용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신규 직원 채용 과정에서 운영 규정을 무시하고 면접 전형을 생략했으며, 15일로 정해진 채용 공고 기간도 5일로 줄였다. 상·하반기에 각각 한 명씩만 선정하는 우수 직원 포상도 고무줄 같이 운영했다. 2015년엔 인사위원회도 열지 않고 2명을 추가 선정했다. 이듬해에는 증빙자료 없이 우수 직원 5명을 선발했는데, 한 명에게만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기도 했다.

서울글로벌센터도 주먹구구식 채용으로 지적을 받았다. 2017년 경력직 채용 때는 사회복지 관련 경력 3년 이상이 조건이었지만 최종 합격자는 1년9개월간 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한 경력 밖에 없었다. 채용 공고가 무단 변경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경력직 채용 기간 중 기존 직원이 퇴사하자 채용공고 변경 없이 퇴직 직원의 후임자를 채용하기도 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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