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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서 전복된 승합차…사고전 "브레이크 이상" 외침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일 오전 7시33분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도로에서 승합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나 구조대가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2일 오전 7시33분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도로에서 승합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나 구조대가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원정 밭일’을 가던 중 삼척에서 승합차가 전복돼 4명이 숨지는 등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승합차의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국과수 24일 현장 찾아 정밀감식 예정 #블랙박스 등 없어 다소 시간 걸릴 듯

강원 삼척경찰서는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석개재’ 인근 도로에서 전복된 사고 승합차에 대한 정밀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과수 연구원들은 24일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공업사로 옮겨놓은 승합차에 대한 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은 브레이크 파열이나 베이퍼록(vapor lock) 현상 등 제동장치 이상을 비롯해 차량 결함, 정비 불량, 운전 부주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분석하고 있다. 베이퍼록 현상은 엔진브레이크가 아닌 풋브레이크를 과도하게 사용,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브레이크 오일에 기포가 발생해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현재 경찰은 사고 당시 제동장치가 이상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부상자 이모(70·여)씨는 경찰에서 “‘브레이크가 이상하다’는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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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강원도 삼척시에서 승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6명의 탑승자 중 3명의 외국인은 사고 직후 종적을 감췄다. [연합뉴스]

22일 강원도 삼척시에서 승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6명의 탑승자 중 3명의 외국인은 사고 직후 종적을 감췄다. [연합뉴스]

외국인 근로자 3명 아직 소재 파악 못 해 

경찰은 사고 차량이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옹벽과 충돌한 다음 30m가량을 미끄러진 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뒤집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사고 현장에 급제동으로 생기는 타이어 자국인 스키드마크(skid mark)와 핸들을 급하게 돌리면서 타이어가 미끄러져 생기는 흔적인 요마크(yaw mark) 등 타이어 흔적이 없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승합차가 노후차량이라 충돌 전후 상황을 기록하는 사고기록장치(EDR)나 블랙박스 등이 없어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사고 차량은 2002년식으로 17년이나 된 노후차량이다. 이 때문에 정비 불량이나 차량 결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고 직후 종적을 감춘 외국인 근로자 3명은 어디 있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진술과 국과수 정밀 감식, 도로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며 “소재 파악이 안 된 외국인 근로자들도 피해자인 만큼 치료를 위해 찾고 있으며 현재 홍성경찰서에 협조요청을 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척=박진호·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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