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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두고 경찰청 찾은 문무일 "인생 2막 계획 없는 게 계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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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앞둔 문무일 검찰총장(오른쪽)이 23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을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퇴임을 앞둔 문무일 검찰총장(오른쪽)이 23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을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퇴임을 하루 앞둔 문무일 검찰총장이 23일 오전 11시 15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을 찾아 민갑룡 청장을 만났다. 퇴임 전 검찰총장이 경찰청장과 만나 환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 총장은 2017년 7월 취임 초에도 경찰청을 방문했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관련, "잘 해결되지 않겠냐" 말해

문 총장은 재임 중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며 경찰·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다. 누군가 검찰을 흔들고 있다는 의미로 입고 있던 양복을 벗어 흔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환담 자리에서는 수사권 조정안 등에 대한 그동안의 소회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무일 검찰총장(왼쪽)이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을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왼쪽)이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을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문 총장은 민 청장과 함께 청장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앞으로의 인생 2막에 대한 계획이 무엇이냐”고 묻는 민 청장의 질문에 “계획 없는 게 계획”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문 총장과 민 청장은 20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다. 문 총장은 청장실을 나오면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내일 퇴임을 앞두고 왕래 차원에서 경찰청을 방문했다”며 “경찰이나 검찰이나 국민의 안전과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 게 첫 번째 임무다. 그런 임무를 서로 힘을 합쳐 잘 완수하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왕래의 의미에 관해 설명했다.

배웅 나온 민갑룡 경찰청장은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제가) 취임한 뒤 총장님께서 조직의 수장으로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취지의 글귀를 주셨었다”며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그 글귀로 힘을 얻고 있다고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문 총장의 이날 방문은 검·경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주목받았다. 전날 대검찰청은 울산지검이 수사 중인 ‘경찰관 피의사실 공표 사건’과 관련해 해당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두 기관 간 신경전 강도가 세질 거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문 총장은 “그건 조사 중이기 때문에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며 답을 피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잘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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