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엔화 대출 주의보 … 일본, 14일 금리 인상 방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일본은행은 14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0% 수준인 콜 금리를 연 0.25%로 올릴 방침이다. 일본의 단기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부활한 것은 2001년 3월 이후 5년4개월 만이다.

일은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공급할 때 적용하는 금리도 기존 연 0.1%에서 0.4~0.5%로 인상될 전망이다.

일은이 '제로금리'정책을 중단키로 한 것은 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각종 경기지표들이 확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은행권은 엔화 대출에 대한 특별관리에 나섰다. 시중은행들은 13일 '엔화 대출을 취급할 때 대출자에게 환위험 헤지 방법을 적극 소개하라'고 각 지점에 지시했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말 유사한 내용의 공문을 시중은행들에 보냈다. 기업.신한.우리 등 6개 주요 은행의 6월 말 현재 엔화 대출 규모는 1조942억 엔(약 9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8078억 엔에 비해 35.5%나 늘었다. 금리가 원화 담보대출의 절반 수준인 연 2~3%에 불과해 대출이 급증한 것이다.

엔화 대출이 가장 많은 기업은행(6월 말 3134억 엔)의 경우 최근 대출 요건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애초에는 수출입과 관계없이 신용등급 BB- 이상인 기업에 대출을 해줬으나, 최근에는 1년 이상 거래관계를 유지한 수출입과 관련 있는 BB+ 이상의 기업으로 요건을 강화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엔화 대출에 따른 유의사항 등을 담은 특약을 신설하고 있다.

한편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당장 이자부담이 늘게 됐다. 또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환차손도 감수해야 한다. 시장에선 현재 100엔당 820원 수준인 원-엔 환율이 연말께 870~875원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 글로벌상품개발부 이선용 차장은 "엔화 대출을 이용할 경우 선물환 계약으로 환위험 헤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