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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6명 일본 영사관 마당서 “일본 사죄” 외치다 체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일 오후 부산동부경찰서 앞 대학생들이 연행한 학생을 석방 하라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2일 오후 부산동부경찰서 앞 대학생들이 연행한 학생을 석방 하라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일본영사관 안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한 대학생 6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퍼포먼스 기획 대학생 “우리 목소리 내야 한일 문제 해결” #경찰, 건조물침입 혐의로 대학생 6명 연행 #시민단체 30명 연행 항의 시위…경찰과 대치중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 30분쯤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안에 있는 도서관에 있던 대학생 6명은 갑자기 영사관 마당으로 뛰어나왔다. 이후 가로 170㎝, 세로 50㎝ 크기의 현수막에 ‘주권침탈 아베 규탄’이라고 적은 플래카드 펼치고 ‘일본은 사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후 플래카드를 영사관 외벽에 게시하려다 실패하자 영사관 밖으로 플래카드를 내던졌지만 담을 넘기지 못했다.

대학생들이 5분간 퍼포먼스를 이어가자 일본 영사관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이들을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동부경찰서로 연행했다.

대학생들이 영사관에서 검거될 때 부산 영사관 후문에서는 시민단체인 ‘적폐청산사회 대개혁 부산 운동본부(이하 적폐청산 부산본부)’ 등 30여 개 단체 회원들이 일본 경제보복에 항의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적폐청산 부산본부와 대학생이 사전에 영사관 내 퍼포먼스를 계획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대학생 6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영사관에 신분증을 내고 출입증을 받아 도서관에 들어가 있었다. 처음 도서관에 들어온 대학생과 마지막으로 입장한 대학생과는 1~2시간가량 시차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시작될 때까지 기다리던 이들은 기자회견이 마무리될 때쯤 퍼포먼스를 했다. 퍼포먼스 기획에 참여했던 신라대 소속 한 학생은 “아베 총리가 한국에 경제 보복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 목소리를 내야 역사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퍼포먼스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지난 10일 결성한 ‘부산실천단’ 소속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학생들의 퍼포먼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연행한 대학생 6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이들은 도서관 이용을 가장해 영사관에 들어왔고, 아무런 신고 절차 없이 퍼포먼스를 했다”며 “합법을 가장한 불법이며, 건조물 침입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연행되자 현장에 있던 시민단체 소속 30명은 동부경찰서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항의 시위에 참여한 대학생 1명은 차량 진입로를 차단하고, 경찰 차량을 발로 차는 등 거칠게 항의하다 공용물건 손괴 등의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체포한 7명을 대상으로 오늘 오후 늦게까지 조사를 벌인 후 귀가 조처할 예정”이라며 “이후 조처는 부산지방청, 검찰 등과 협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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