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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다시 칠판 앞에 선 트랜스젠더…영상에 달린 제자 댓글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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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가명)씨는 과거 4명이 다니던 학원을 4년 만에 300명이 다니는 곳으로 바꾼 ‘스타 강사’였다. “몸이 아프다”며 학원을 홀연히 떠났던 그는 약 2년 만에 성(性)과 이름을 바꾸고 나타났다. 유튜브에서만 구독자 7만5000여명을 거느리고 있는 트랜스젠더 이예나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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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이같은 이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명문대를 졸업한 그는 10년 차 수학 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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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마지막 수업을 하고 엄청 울었다”며 “아이들은 내가 갑상선암에 걸려서 수술하러 간다고만 알았다. 내가 트랜스젠더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마지막 수업 날을 떠올렸다. 성 정체성을 숨기고 학원에서 수업했던 그는 그렇게 학원과 제자들을 떠났다.

수술 후 생업이 끊기자 트렌스젠더 바(Bar) 면접도 봤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유흥의 길로 빠지지 않은 이유는 학생들 때문이었다.

일자리를 잃었던 이씨는 최근 한 인터넷 강의 업체에서 정식으로 강사 제안을 받고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보고 있으니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방송을 통해 전에 가르쳤던 학생들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방송에서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에게 선생이 트랜스젠더로 변했다는 경험을 주고 싶지 않다”면서도 “언젠가는 볼 날이 있을 것이다. 가르쳤던 제자들이 보고 싶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예나씨 유튜브 영상에 달린 학생들 댓글들. [유튜브 캡처]

이예나씨 유튜브 영상에 달린 학생들 댓글들. [유튜브 캡처]

이 영상엔 “쌤 저흰 아무렇지 않아요. 무엇보다 쌤 아픈 줄 알고 걱정 많이 했는데 그래도 아픈 건 아녀서 다행이에요. 제 영원한 쌤이에요”, “진짜 아픈 줄 알고 걱정했단 말이에요. 쌤이랑 수업했을 때가 제일 그리워요”, “쌤이 트랜스젠더인 거 정말 저희에게 잘못한 거 아니에요! 저희에게 미안해하고 그럴 것 전혀 아니에요” 등과 같은 학생들의 댓글이 달렸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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