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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국 유조선 1척 억류했다” 미·영의 선박 나포에 보복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란이 18일(현지시간) 외국 유조선 1척과 선원 12명을 호르무즈 해협에서 억류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산 석유를 밀수하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이란 경제제재에 나서고 이란은 이에 반발해 ‘이란 핵 합의’에서 약속했던 우라늄 농축 및 비축량의 상한선을 넘긴 상황에서 유조선 억류가 발생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신호 끊긴 파나마 선적 배인 듯 #혁명수비대 “석유 밀수하려 해”

이날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4일 이란산 석유 연료를 해상 환적 수법으로 밀수하던 외국 유조선 1척을 억류했다. 방송은 이란 밀수업자로부터 석유 연료 100만L를 구매해 해외로 몰래 운반하려던 유조선이라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가 억류한 유조선은 지난 13일 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끊긴 채 이란 영해로 들어간 파나마 선적의 리아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 4일 이란에서 석유를 실은 초대형 유조선이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인 시리아로 향한다는 이유로 억류했다. 당시 미국의 요청을 받아 영국 해군 등이 억류에 나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이란 지도부는 유조선 억류를 ‘해적 행위’로 강경 비난하면서 상응한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보복성으로 유조선을 나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정부는 또 호르무즈 해협에서 서방 선박의 자유로운 항해를 보장할 연합체를 구성하기 위해 여러 나라에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유조선 억류가 발생한 만큼 해당 해협에서 유조선과 상선을 호위하는 활동을 위해 한국에도 더 적극적으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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