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최정 앞이라 움츠러든 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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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통합예선> ●판양 3단 ○최정 9단

5보(80~100)=판양 3단은 최정 9단을 만나 영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최정 9단의 손이 향하는 대로 뒤따라 돌을 놓더니 83으로 또다시 상대의 손을 따라 집을 지키는 소극적인 수를 선보였다. 바둑의 격언 중에 ‘상대의 손을 따라 두지 말라’는 말이 있듯 판양 3단의 83은 대완착이었다. 지금은 반격의 기회를 노릴 때였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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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선 83 대신 ‘참고도’ 흑1처럼 중앙을 두어 백의 넉 점을 공격하는 것이 좋았다. 실전처럼 86, 88로 막혀서는 중앙 세력이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 중앙에 견고하고도 튼실한 백의 성벽이 쌓이고 있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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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여기까지 놓이자 결국 인공지능(AI) ‘릴라 제로’의 승률 그래프도 80% 이상 최정 9단 쪽으로 기울었다. 이 정도면 확실한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반상을 내려다보는 판양 3단의 표정이 어둡다. 초반부터 최정 9단의 기세에 눌려 자신의 바둑을 두지 못하더니 중반이 되도록 자신의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과연 판양 3단은 위기를 극복하고 확연하게 기울어진 형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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