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물 발암물질 WHO 허용치 넘어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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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체에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고 발암물질 뿐만아니라 중금속까지 포함된 수도물을 전국민이 이제까지 그대로 마셔온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소장 정용교수·예방의학)가 팔당·구의동·보광동등 3개 정수장과 가까운 지역인 잠실동등 3개지점, 먼 지역인 불광동등 6개지점의 가정용 수도물을 대상으로 지난 87년7월과 11월에 각각 시료를 채취, 분석해 최근 발표한바에 따르면 발암물질인 THM(Trihalomethanes)의 가정용 수도물 평균농도가 ▲클로로포름 4.14ppb ▲디클로로브로모메탄 3.29ppb ▲디브로모클로로메탄 0.6ppb가 검출됐다는것.
이밖에 상수원수가 심하게 오염됐을때 검출되는 화학오염물질이 가정수에서도 14종이나 검출됐는데 이중 강력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Benzopyrene)의 경우 지점별로 ℓ당 최고 27.62ng(나노그램)(1ng은 10억분의1)을 기록, WHO(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 10ng/ℓ의 2배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보사부가 건설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전국의 상수원 수질및 정수장 수질을 조사한바에 따르면 이같은 유기물질이외에도 인체에 축척돼 골수암등을 일으키는 카드뮴과 납·망간등 중굼속이 기준치를 넘었고 분뇨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성질소·세균등이 우글거리고있는것으로 조사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있다.
현재 미국환경보호청이 산출한 THM중 클로로포름의 발암위해도는 ppb당 1.7×10-6. 이 수치는 1ppb의 클로로포름이 함유된 음료수로 1백만명이 마셨을때 1년간 암발생률이 1백만명중 1.7명이라는뜻. 이계산에 따르면 서울시 지역별 가정용수의 평균 THM농도가 8·03ppb이 므로1천만명중 1년에 47명의 암환자가 발생될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또 벤조피렌의 경우 WHO의 기준치 10ng/ℓ는 하루 2ℓ씩의 물을10만명이 마셨을때 1명의 암환자가 발생할 확률을 한계치로 계산한 것. 따라서 서울시 가정용수에서 최고 27.6ng/ℓ가 검출됐으므로『인구 1백만명에 27·6명의 암환자가 발생할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정교수는 설명했다.
물론 암은 다른 여러요인이 복합돼 발생하지만 우리수도물이 얼마나 오염됐는지 실감케한다.
가정용수가 이처럼 오염돼있는 것은 상수원지에서부터 공장산업 폐수나 농약·가두리양식장등에서 나온 물질이 흘러들기때문.
정교수는『벤조피렌과 중금속 오염의 원인이 되는 산업체의 상수원지부근 설치는 철저히 막고 폐수배출등을 감시해야할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THM이 생기는 원인은 이처럼 오염된 물을 정수장에서 소독할때쓰는 염소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가정용수의 경우 잔류 염소량을 0·2∼0·5ppm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 정교수팀이 조사한 6개지점의 평균염소이온농도는 최고 10.26ppm이나돼 오염이 심할수록 소독제를 더많이 쓴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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