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나라'의 배신···아내 폭행 남편에 분노하는 베트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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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주여성 폭행 사건 보도한 베트남 언론들. [사진 구글 웹사이트 캡처]

베트남 이주여성 폭행 사건 보도한 베트남 언론들. [사진 구글 웹사이트 캡처]

한국에서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베트남 출신 아내를 남성이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이 사건을 접한 베트남 네티즌이 분노하고 있다.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와 징 등 현지 언론은 관련 소식을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본 한 베트남 네티즌은 “언어 장벽이 결혼생활의 장애가 되다니”라고 분노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 남성들이 베트남 여성을 무시하기 때문에 가정폭력이 종종 일어난다”고 꼬집었다.

피해 여성에게 이혼하고 베트남으로 돌아오라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 주재 베트남 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 같은 베트남의 분노 여론을 의식한 듯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남편이 글로벌하게 한국 망신 다 시킨다”면서 “박항서 감독이 어렵게 쌓아놓은 베트남과의 관계를 다 망칠까 우려된다”고 적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영상 속 남성인 남편 A(36)씨에 대해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부터 3시간 동안 전남 영암군 자신의 집에서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베트남 출신 아내 B(30)씨를 주먹과 발, 소주병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현장에는 두 살배기 아들이 있었다.

B씨의 폭행 피해가 담긴 영상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퍼졌다. B씨가 거실 탁자 위 가방에 얹어놓은 휴대전화로 폭행장면을 촬영해 지인에게 넘겼다고 한다. 이 지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당 영상을 올리면서 베트남어로 “한국 남편과 베트남 부인의 모습. 한국 정말 미쳤다”고 썼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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