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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일만에 국회 본회의 개최…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물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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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제ㆍ공수처법 등을 논의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의 활동 시한을 연장하고 더불어민주당 몫인 4개 상임위원장도 교체했다.

여야 합의에 따른 본회의 개최는 지난 4월 5일 이후 84일 만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8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중앙포토]

나경원 자유한국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8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중앙포토]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정개특위 연장 안건을 재석 의원 215명 중 207명 찬성(반대 4, 기권 4)으로 통과시켰다. 사개특위 연장 안건도 재석 의원 220명 중 201명의 찬성(반대 5, 기권 14)으로 가결됐다.

본회의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ㆍ자유한국당 나경원ㆍ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연장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로써 6월 30일 종료 예정이던 사개·정개특위는 오는 8월31일까지 활동 시한이 2개월 연장됐다.

특위 위원장은 교섭단체가 맡되 의석수 순위에 따라 1개씩 맡기로 합의했다. 즉 민주당과 한국당이 하나씩 위원장 자리를 챙긴다는 것이다. 현재 정개특위 위원장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 사개특위 위원장은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다. 결국 심 위원장은 물러나야 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둘째)와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둘째)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양석 원내수석 부대표(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둘째)와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둘째)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양석 원내수석 부대표(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정개특위 위원 수도 18명에서 19명으로 조정됐다. 늘어난 몫은 한국당(6→7명)이 가져간다. 그러면 민주당 8명, 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 단체(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2명이 된다.

여야 3당 교섭단체가 사개·정개특위 활동 기간 연장에 전격 합의한 데에는 '패스트트랙 사태'와 같은 극한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특위의 활동 시한(6월 30일)에 쫓기면서도 '치킨게임' 식의 대치를 불사해온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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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합의로 여당인 민주당은 '특위 활동 2개월 연장'을, 제1야당인 한국당은 '특위 위원장 및 위원 수 조정'을 각각 얻어냈다.

이날 본회의에선 상임위원장 교체 안건(8곳)도 통과됐다. 운영위ㆍ기획재정위ㆍ행정안전위ㆍ여성가족위 등 4곳은 민주당 몫이다. 예산결산위ㆍ 국토교통위ㆍ산업통상위ㆍ보건복지위는 한국당이 위원장을 맡는다.

국회 본회의가 28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국회 본회의가 28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다만 비교섭 단체인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은 이번 합의 과정에서 배제돼 다른 불씨를 남겼다.

정개특위 위원장 자리를 내주는 정의당은 이날 “굴욕적 합의”(윤소하 원내대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심상정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한국당은 심상정 위원장의 교체를 집요하게 요구해왔다. 한국당의 집요한 요청과 떼쓰기가 관철됐다"며 "선거제 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진의가 무엇인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성명서를 내고 "정개특위 사개특위는 연장하면서 5·18 망언 의원 징계가 걸려 있는 윤리특위와 공공기관 채용 비리 국정조사 특위 연장은 하지 않았다"며 "이번 정상화는 반쪽짜리 정상화, 3당의 야합 정상화라는 점에서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민주당을 겨냥해 "지금껏 공조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3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이 자리엔 없지만, 유성엽 원내대표와 민주평화당, 윤소하 원내대표와 정의당 등 모든 분의 인내와 정성으로 국회를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장석에 들어서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중앙포토]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장석에 들어서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중앙포토]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도 이날 합의에서 제외됐다. 6조 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은 지난 4월 25일 국회에 제출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이 상임위만 참석하고 추가경정 예산안은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건 졸렬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국회가 정상 궤도에 오른 건 지난 4월 30일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반발해 한국당이 국회 밖으로 뛰쳐나간 지 59일 만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합의 이후 "선거법이나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 날치기 통과에 제동 걸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와는 별도로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정경두 국방부장관 해임요구는 그대로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조만간 다시 회동을 갖고 국회 교섭단체 연설과 대정부 질문 일정 등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당은 다음 달 8일로 예정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을 벼르고 있다.

현일훈ㆍ성지원·이우림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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