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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오빠' 김충재가 디자인한 의자에 앉아볼래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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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시에 참가하는 김충재 디자이너가 19일 서울 동대문 DDP 갤러리 문 전시관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오래된 연인을 상징하는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시에 참가하는 김충재 디자이너가 19일 서울 동대문 DDP 갤러리 문 전시관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오래된 연인을 상징하는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갤러리 문에서 오는 7월 14일까지 ‘일상의 자세-의자, 그리고 사람’ 전(무료관람)이 열린다. 하루 3분의 1을 의자에서 보내는 현대인에게 일상의 자세를 돌아보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어떤 자세를 취재야 하는지 의자 디자인으로 답을 찾아볼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다.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시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 DDP 갤러리 문 전시관에서 전시 큐레이터들이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상조 기자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시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 DDP 갤러리 문 전시관에서 전시 큐레이터들이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상조 기자

DDP가 신진 전시기획자와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기 위해 진행해온 ‘오픈 큐레이팅’ 열두 번째 전시로 올해의 주제는 ‘액티브 디자인’이었다. 올해 선정된 ‘어보브 스튜디오(above.studio)’는 의자에 초점을 맞췄다.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동기인 전창명, 한석환, 이진우는 수많은 디자인 제품들 중 현대인의 생활에 가장 밀접한 의자를 중심으로 디자인의 기능적 가치를 고민하는 전시를 구성했다.

전시 공간은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가장 흥미로운 공간은 선입견을 깬 독특한 모양의 의자 9개가 전시된 공간이다. 자전거 안장처럼 생긴 바 의자 ‘무브(Move)’는 앞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는데,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두 발로 방향을 잡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영국의 대표 디자이너인 토마스 헤더윅이 디자인한 ‘스펀(Spun)’은 팽이처럼 생겼는데, 실제로 의자에 몸을 깊숙이 뉘이고 몸에 힘을 주면 저절로 회전한다. 디자이너의 이름을 그대로 딴 ‘익스트림(Ekstrem)’ 의자는 스티브 잡스가 중요한 인터뷰를 할 때 사용하면서 ‘생각하는 의자’로 유명해진 제품이다. 어떤 방식으로, 어떤 자세로 앉아도 몸을 편하게 잡아주는 게 특징이다.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시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 DDP 갤러리 문 전시관에 설치된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의 '스펀' 의자. 앉은 채로 몸에 힘을 주면 팽이처럼 저절로 회전한다.우상조 기자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시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 DDP 갤러리 문 전시관에 설치된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의 '스펀' 의자. 앉은 채로 몸에 힘을 주면 팽이처럼 저절로 회전한다.우상조 기자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시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 DDP 갤러리 문 전시관에 설치된 '익스트림' 의자. 고 스티브 잡스가 인터뷰에서 선보이면서 '생각하는 의자'로 유명해졌다. 우상조 기자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시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 DDP 갤러리 문 전시관에 설치된 '익스트림' 의자. 고 스티브 잡스가 인터뷰에서 선보이면서 '생각하는 의자'로 유명해졌다. 우상조 기자

어보브 스튜디오의 전창명 기획자는 “이들 9개의 의자들은 모두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다”며 “의자의 외형적인 면보다 독특한 자세를 취해보는 체험으로 관람객의 경험치를 높이고 생각의 출발을 만드는 게 이번 전시의 목표”라고 말했다.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에 참여한 이재하 작가의 'Rush Chair'.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에 참여한 이재하 작가의 'Rush Chair'.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에 참여한 유정민 작가의 'Arch Series'.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에 참여한 유정민 작가의 'Arch Series'.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에 참여한 오창헌 작가의 '스테어 스툴'.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에 참여한 오창헌 작가의 '스테어 스툴'.

두 번째 공간에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 이재하, 유정민, 오창현, 김충재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 중 김충재 작가는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 스타가 된 바로 그 ‘미대 오빠’다. 취재 당일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어보브 스튜디오 기획자 3인의 대학원 선배로서 자연스럽게 전시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에 참여한 김충재 작가의 '무심한듯 다정한 연인을 위하여 2'.

'일상의 자세, 의자, 그리고 사람' 전에 참여한 김충재 작가의 '무심한듯 다정한 연인을 위하여 2'.

김충재 작가가 디자인한 의자의 이름은 ‘For dull but deep love 2’다. 오래된 연인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무심한 듯 다정한’을 영어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무심하게 각자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앉아있지만, 책을 놓거나 찻잔을 놓을 수 있는 중간 부분을 통해 여전히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오래된 연인의 관계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자라기보다 하나의 오브제 같은 인상이다. 이에 대해 그는 “대부분 ‘형태가 기능을 따른다’고 하지만 여기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다”며 “그래서 작품의 주제를 ‘형태가 기능에 던지는 의구심’에 맞추고 있다”고 했다. 그의 설명을 빌면 ‘작품같은 제품, 제품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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