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9일 1박2일 방한, 문 대통령 DMZ 동행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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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본인 소유의 내셔널 골프클럽 방문을 마치고 헬기 편으로 백악관에 도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여덟 번째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본인 소유의 내셔널 골프클럽 방문을 마치고 헬기 편으로 백악관에 도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여덟 번째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80일 만이자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여덟 번째 정상회담이다. 양 정상은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9일 오후 나란히 방한한다. 정상회담은 일요일인 30일 청와대에서 열린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양국 간의 긴밀한 공조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DMZ 시찰 예정” #양국 정상 80일만에 8번째 회담

청와대는 이날 이틀간의 방한 일정에 대해 “한·미 간 협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30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방한 일정 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DMZ(비무장지대) 시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때 DMZ를 찾을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 관계자가 전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며 실제 전방 방문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이 전방 방문에 동행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국빈방한 때 문 대통령과 DMZ를 방문하려 했지만 기상 악화로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이 DMZ에 먼저 도착해 기다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탄 ‘마린 원’ 헬기가 짙은 안개 때문에 결국 회항하면서 문 대통령도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일정인 국회 연설을 준비하면서 참모진에게 “국회 연설 후 DMZ를 방문할 수는 없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과거에 방한했던 역대 미국 대통령도 종종 DMZ를 방문했다. 로널드 레이건(1983년 11월), 빌 클린턴(1993년 7월), 조지 W 부시(2002년 2월), 버락 오바마(2012년 3월) 전 대통령 등이 야전 상의를 입고 DMZ를 방문해 그 자체가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됐다. 다만 한·미 정상이 함께 방문한 적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 정상회담(20~21일)과 북·미 정상 간 주고 받은 친서 외교를 비롯해 일본에서 진행되는 한·중, 미·중 정상회담에 뒤이어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북·미 정상은 친서를 교환하며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고 밝히는 등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교착된 북·미 비핵화 대화의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남·북·미 3국 정상 간의 연쇄 회동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기도 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당초 “3자 회담은 알 수 없다”며 애매한 입장을 내놨다. 그러다 별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동안 남·북·미 정상회담 계획은 없다”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반면 별도의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열린 자세를 유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한 원동력이나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여러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라며 “계속 말씀드리지만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 다만 그 시기는 상황에 따라 계속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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