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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정기의 소통카페

TV를 떠나 유튜브와 살게 된 세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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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학기를 마무리하며 50명의 학생들과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정기적으로 종이신문을 보는 사람은? 손을 든 사람은 두 명 이었다. 그 중의 한 명은 필자였다. 텔레비전을 정기적으로 시청하는 학생도 몇 명 되지 않았다. 그러나 유튜브는 거의 전원이 이용하고 있었다. 유튜브의 약진이 거침없다. 유튜브와 함께 사는(living with YouTube) 세상이 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거브너(Gervner) 등 많은 학자들은 현대인은 TV와 함께 살고, TV가 보여주는 내용을 현실세계로 받아들인다고 할 만큼 TV는 강력한 미디어였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 앱’에 따르면 2019년 4월 유튜브 이용자는 3271만 명으로 작년 4월의 2924만 명에 비해 12% 증가했다. 이용시간은 작년 4월 총 258억 분에서 올해 4월 388억 분으로 50% 늘어났다. 이는 카카오톡(225억 분), 네이버(153억 분), 페이스북(42억 분) 보다 월등한  양이다. 또한 전 연령층에 걸쳐 사용시간 1위이며,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86%를 차지했다.

세계 38개국의 7만5000명 응답자(한국은 2035명)를 대상으로 ‘2019년도 디지털 뉴스 이용 및 생태계 현황’을 조사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보고서에서 한국은 유튜브 이용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미디어 이슈 5권 3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전년도와 비교하면 조사대상국들의 평균 30% 증가에 비해 한국은 45%로 15%나 더 높다. ‘지난 1년 동안 이용’에서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의 이용이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유튜브는 33%나 증가하였다.

소통카페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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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매력은 무엇일까? 1600년대 이래 책, 신문, 잡지 형태의 뉴미디어를 거쳐 1800년대의 전화, 레코드 음반, 영화, 1900년대의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 1940년대 이래 케이블 TV, 셀 폰, VCR(비디오카세트레코드), CD, 퍼스널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IPTV, 전자책,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 독특한 뉴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장점을 아우르는 무엇이 있을 것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콘텐츠 제작자(1인 크리에이터)가 되어 사람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강점이 정보의 생산·유통·이용에서의 자유로움, 재미, 유용성, 효율성을 증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고 필요로 하는 정보 획득이 가능한 정보생태계를 형성하고 현재진행형으로 더욱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는 이제 중요한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손쉬운 참여, 공유, 활용, 비판과 같은 상호작용을 통해 개인, 집단, 조직, 공동체, 사회의 상호의존성을 공감하고 하고 공동체로 묶는 역할을 한다.

정보와 오락기능은 물론이고 정치, 경제, 문화 분야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고 화제가 되면 세계인에게도 매력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

재미와 즐거움을 넘어 뉴스와 시사정보를 이용하는 채널로도 부상했다. ‘이웃과 세계로 향해 열린 소통의 창’으로서의 역할은 유튜브의 피할 수 없는 몫이 된 것이다.

유튜브가 일으킬 흥미진진할 현상에 대한 기대와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는 작금이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