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누구?…김오수·봉욱·윤석열·이금로 중 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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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봉욱, 윤석열, 이금로.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 #윤석열 '파격 인사' 가능성 #이견 없이 4명 고른 추천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이들 4명이 추천됐다. 법무부 장관은 이들 중에서 차기 총장 후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그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한다. 법무부가 정부부처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통령의 결정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문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6일 이후 제청을 할 예정이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총장 후보자 4명을 결정했다. 추천위가 구성되고 처음 열린 이날 회의는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본 회의 30분 전 따로 만나 티타임을 진행하면서 이야기를 나눈 것까지 포함하면 3시간 30분간의 논의 끝에 후보자를 결정했다.

 1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정상명 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정상명 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에서는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에 이름이 오를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고검 검사에서 검사장으로 이례적인 승진을 한 윤 검사장은 승진과 동시에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했다. 그 이후 국정농단 사건부터 사법행정권 남용까지 이른바 적폐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다.

이날 윤 검사장이 최종 후보군에 오르면서 차기 검찰총장을 두고 "윤석열이냐,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던 것이 현실화됐다. 윤 검사장이 총장이 된다면 검찰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기 때문이다. 후배가 검찰총장이 되면 동기와 선배 기수들이 물러나는 검찰 관행에 따라 19~23기 고검장·지검장급 검사가 줄줄이 사퇴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윤 검사장의 사법시험 합격이 늦어 대부분의 선배 기수들보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윗 기수들이 옷을 벗는 관례가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추천 명단에 오른 봉욱(54‧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4명의 후보 중 기수가 가장 높다. ‘검찰 2인자’로 문무일 검찰총장(58·18기)을 보좌한 만큼 총장의 역할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다. 이금로(54‧20기) 수원고검장은 문재인 정부의 첫 법무부 차관을 지낸 후 지난 3월 신설된 수원고검의 초대 고검장으로 발탁됐다. 충청(충북 증평) 출신이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오수(56‧20기) 법무부 차관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박상기 법무장관과 보조를 맞춰왔다는 게 강점이다. 문 총장까지 직접 나서 반대하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법무부는 청와대와 같은 입장을 내고 있다. 호남 출신인 김 차관에 대한 청와대의 신임도 두텁다고 한다.

추천위 관계자에 따르면 4명의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위원장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모든 위원들에게 충분한 발언 기회가 주어졌고 의견을 최대한 수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추천위 위원은 “한두명을 고르는 자리였다면 격론이 오갔을지 모르지만 이 4명을 선정하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며 “모든 위원이 검증 자료를 검토한 뒤 돌아가면서 복수의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심사 대상으로 올라온 후보는 박 장관에게 추천된 4명을 포함해 조은석 법무연수원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김호철 대구고검장,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까지 총 8명이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 검찰 내‧외부의 신망, 도덕성, 청렴성 등이 4명을 선정하는 심사 기준으로 쓰였다고 한다. 문 총장의 임기는 7월 24일 만료된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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