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싱가포르 회담’ 1주년 담화…“美 셈법 바꾸고 요구 화답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 외무성은 4일 ‘6·12 북미정상회담’ 1주년 앞두고 발표한 담화에서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싱가포르 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오후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의 공명정대한 입장에 어떻게 화답하느냐에 따라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이 살아남는가 아니면 빈 종잇장으로 남아있는가 하는 문제가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6·12 공동성명은 세계와 인류 앞에 조미 두 나라가 다진 공약이며 쌍방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과제”라며 “두 나라 수뇌분들이 직접 서명하신 공동성명을 귀중히 여기고 앞으로도 그 이행에 충실하려는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화 일방인 미국이 자기 의무를 저버리고 한사코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계속 매달린다면 6·12 공동성명의 운명은 기약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지금의 셈법을 바꾸고 하루빨리 우리 요구에 화답해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역사적인 6·12 공동성명 발표 1돌을 맞으며 미국은 마땅히 지난 1년간을 돌이켜 보아야 한다”라며 “더 늦기 전에 어느 것이 올바른 전략적 선택인지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북미 간 첫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외무성을 통해 담화를 발표한 것은 여전히 비핵화 협상을 이어갈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 외무성은 “우리의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라며 미국의 ‘계산법’을 바꾸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4월 시정연설을 강조하는 등 미국 태도 변화가 대화 재개의 전제 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