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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선장, 추월경고 안해…사고 뒤에도 무전 횡설수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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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은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이 허블레아니호를 추월하면서 무선 교신 의무를 어겼다고 당시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다른 선박의 선장이 증언했다. 2일(현지시간) 허블레아니호의 침몰 당시 인근에서 다른 선박을 운항했던 졸탄 톨너이 선장은 헝가리 방송 TV2와의 인터뷰에서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이 앞서가던 허블레아니호를 추월하려고 나서면서도 무선으로 추월 경고를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나는 무선 교신을듣고 있었는데, 바이킹 시긴호가 아무런 경고 없이 허블레아니호에 다가가더니 들이받아 밑으로 가라앉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무선 교신은 인근 다른 선박들도 모두 들을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침몰 현장에 있던 다른 선장 증언

톨너이 선장은 또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은 앞서가는 배를 추돌한 뒤에야 무선 통신에 들어왔는데,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었다”며 “영어와 독일어, 러시아어를 한 문장에 섞어 쓰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해 이상했다”고 말했다. 바이킹 시긴호가 무선 교신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미 현지 다른 언론들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엔 현장에 있던 선장의 증언까지 나오면 크루즈선 선장의 책임론이 더 불거질 수 있다. 이와 관련, 현지 매체 오리고(ORIGO)는 허블레아니호가 앞서가고 있던 만큼 교신 의무를 지키지 않은 점이 바이킹 시건호 유리 C(64) 선장이 구속된 주요 사유가 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킹 시긴호의 전자항해시스템과 조타실에 기록된 자료엔 교신을 한 증거가 남아 있지 않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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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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