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장애인 의무고용률 미달은 수치스러운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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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활성화 업무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활성화 업무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30일 장애인 고용과 관련해 “장애인 의무 고용률(공공기관 3.4%)을 못 채워 과태료를 내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야만적이고 수치스러운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30일 장애인 운동부 활성화 협약식 #넷마블 등 기업 장애인운동부 창단 #서울시, 장애인 채용률 목표 5~10%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활성화 업무 협약식’에 참석해 “(2011년 취임 이후) 서울시는 전체 공무원의 10%를 장애인으로 뽑았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2011년 10월 박 시장이 취임한 이후 서울시는 신규 채용 공무원 중 장애인 비율 목표를 5~10%로 제시하고 있다. 공공기관 의무고용률 3.4%를 상당 수준 웃도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장애인 공무원 지원 조례(2016년)를 제정하고, 채용과 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장애인 공무원 직무 코디네이터를 운영하는 등 장애인 채용과 복지 개선에 선도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서울교통공사·서울시설공단 등 산하 기관도 마찬가지다.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은 50명 이상 근무하는 사업체의 경우 근로자 3.1%(공공기관은 3.4%) 이상의 장애인을 의무 고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 의무고용을 채우지 못한 근로자 100명 이상 사업체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박 시장은 “장애인은 결코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게 아니다”며 “능력이 다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을 영어로 ‘핸디캡트(handicapped)’나 ‘디스에이블드(disabled)’로 표현하는 걸 반대한다. 미국에서 장애인을 ‘differently able people(다르게 해낼 수 있는 사람)’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처럼 장애인의 또 다른 능력을 평가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의 신설팀인 골볼팀과 장애인 육상팀의 창단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서울시]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의 신설팀인 골볼팀과 장애인 육상팀의 창단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이날 행사는 서울시가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활성화를 위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시장애인체육회, 민간기업, 공공기관 등과 업무 협약을 하는 자리였다. 민간기업에서는 장애인 운동부를 창단했거나 창단 의사를 밝힌 케이티에스글로벌·유베이스·예지실업·넷마블 등 9개 업체가 참석했다.

서울시는 휠체어농구·장애인탁구·휠체어컬링·골볼·장애인육상 등 5개 팀, 32명의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를 운영하고 있다. SH공사는 비무장지대 발목 지뢰 폭발 사고로 다리를 다친 하재헌 중사가 포함된 장애인조정팀을 지난달 창단했다.

박 시장은 “직장에 장애인 운동부를 창단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기업 이미지 개선과 장애인 고용부담금도 절감하는 등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며 “이 협약이 수많은 기업에도 장애인 운동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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