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하티르 "한중일 대립 해소 논의할 포럼 필요" '아시아의 미래'기조연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30일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를 논의할 포럼이 필요하다”며 역내 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프랑스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데 #동아시아 한중일은 아직도 과거로 대립" #"동남아도 아세안 통해 대립 잘 회피해" #"미중 코끼리에 짓밟히는 건 밑에 깔린 풀"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가 30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국제교류회의 '아시아의 미래'에서 연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제공]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가 30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국제교류회의 '아시아의 미래'에서 연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제공]

이날 도쿄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개막된 니혼게이자이 신문 주최 국제교류회의 ‘아시아의 미래’(30~31일) 기조연설에서다.
 그는 “프랑스와 독일은 수 세기에 걸쳐 대립하고 전쟁을 해왔지만, (지금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며 “하지만 (동아시아의) 중ㆍ일, 한ㆍ일 사이엔 과거로 인한 대립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국가들이 ‘아세안’이라는 틀을 통해 각종 대립을 극복해온 역사를 소개하며 "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한다는 합의가 구축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경제적 번영을 향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중국해의 군사 거점화 작업을 진전시키고 있는 중국에 대해선 "이 해역에 전함이 정박하는 상황은 안된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우발적인 사태로 긴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만약 전쟁으로 발전하면 동남아시아 전체가 파괴된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도 “전함을 보내 위협하는 방식의 접근법을 취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간의 전면적인 갈등에 대해 “세계를 위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큰 코끼리 두 마리의 대립에 짓밟히는 건 (코끼리가 밟고 있는) 풀 들”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이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역시 기조연설에 나선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미·중 충돌에 대해 "아시아와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수십 년 동안 쌓아 올린 경제적 성과를 엉망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30일 '아시아의 미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제공]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30일 '아시아의 미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제공]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주최하고 중앙일보 등이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하는 ‘아시아의 미래’는 올해로 25회째를 맞았다. 올해의 주제는 ‘새로운 질서의 모색-혼돈을 넘어서’였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한 ‘깊어지는 미ㆍ중의 대립과 아시아’ 세션을 비롯해 국제적 핫이슈인 미ㆍ중 갈등에 대한 관심이 역시 가장 뜨거웠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만찬에서 인사말을 했고,

 마하티르, 훈센 총리 외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와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도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하시나 총리는 “외자 유치 강화와 경제성장 등을 통해 방글라데시 경제를 2021년까지 중진국에, 2041년까지 선진국에 진입시키겠다”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1억6000만명의 인구를 확보하고 있어 왕성한 내수가 기대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만찬에서 인사말을 통해 "아시아는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인도ㆍ태평양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아시아 각국은 협력이 불가피하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일도 많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에선 이하경 주필과 김동호 논설위원이 참석했다.
도쿄 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