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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북 문규현 신부와 정의구현 사제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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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규현 신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서 북한에 파견키로 한 문규현 신부(44)는 76년5월 사제서품을 받은 뒤 84년2월부터 전주교구청 교육국장으로 있다가 87년2월 아일랜드 천주교 초청을 받고 출국, 같은 해 7월부터 미국 메리놀 신학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미국 영주권을 취득(88년2월)한 중견 성직자.
전북익산군황등면이 고향으로 가톨릭대학·광주 대건신학대학을 나왔으며 그 동안 천주교구청에 배속돼 전주 전동·완주고산·군산 팔마천주교회 등에서 보좌·주임신부를 지냈다.
4남3녀의 7남매 중 셋째아들로 둘째형(문정현 신부·52·이리창인성당)·누나(문현우 수녀·46·수원세류동성당)등 3남매가 성직자이며 어머니 장순례 씨(76)도 독실한 가톨릭신자로 창인성당에 살고있다.
문 신부는 특히 현실참여의식이 강해 미사강론을 통해 노동자·농민들의 입장을 대변해 왔으며 부천서 성고문사건·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의 진상규명요구 등에도 앞장서왔다.
이 때문에 문 신부는 84년3월 가농 전북연합회 지도신부로 임명됐고 85년 3월에는 전북민주화운동협의회 공동의장을 맡기도 했다.
또 83년 오송회 사건으로 투옥된 교사들의 석방운동과 소값 폭락을 항의하는 85년 완주군고산면 농민들의 소몰이 시위사건 해결에 앞장섰으며 농민들과 함께 십자가를 앞세우고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맞아 5일 동안 입원한 적도 있었다.

<정의구현사제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유신체제를 반대한 지학순 주교의 투옥을 계기로 지난 74년9월 강원도원주시 원동성당 성직자세미나에 참석했던 3백여 신부가 임의구성, 발족한 사제협의체다.
사제단은 79년까지는 명동대성당을 중심으로 한 인권운동에 주력, ▲지 주교구속사건 ▲명동성당인권기도회사건 ▲시노트신부사건 ▲인혁당사건▲동일방직사건 등에 대한 성명서와 4월 선언(78년)·제헌절메시지(79년)등을 발표했다.
80년대에 들어서는 같은 맥락의 인권운동을 계속하면서도 특히 정치적 민주화에 역점을 두어왔으며 87년 5월18일에는 5·18항쟁 희생자 추모미사 후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이 조작되었다」는 폭탄성명을 발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사제단은 현재 대표인 김승훈 신부에 송진 신부가 총무직을, 지난번 서경원 의원 밀입북사건으로 수배중인 기춘 씨가 간사직을 각각 맡고 있으며 회원은 전국교구를 통틀어 약2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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