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룸서 빼면 팔찌부터 끊었다"…전 직원이 밝힌 버닝썬 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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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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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과 약물을 이용한 성폭행·성매매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클럽이 피해 손님을 관리하는 별도의 규정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27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문제가 생겼을 경우 무조건 VIP편에서 문제를 처리했다"는 전직 버닝썬 직원들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복수의 전 버닝썬 직원들은 버닝썬 내 VIP룸에서 마약과 성폭력이 빈번했다고 말했다. 전 강남 클럽 직원은 "(손님들이) 대마를 받아 피웠거나 GHB(물뽕)를 받아먹었다. VIP룸 안에는 화장실이 있는데, 그 안에서 성폭행도 일어난다"며 "(문제가 생기면) VIP가 불편함 없게 퇴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약에 취한) 손님들은 강제로 끌어내서 퇴장시키고, 출입금지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 직원은 피해 손님들이 추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다고도 했다. 이 직원은 인터뷰에서 "(약에 취한) 사람들을 VIP룸에서 뺀 뒤 (클럽) 입구에다가 벤치에 앉혀 놓고 (약에서) 깰 때까지 그냥 내버려 둔다"며 공공연하게 알려진 직무 규정이 있다고 했다.

그는 "버닝썬에는 룰이 있다. VIP룸에서 사람들을 뺄 때 팔찌(입장권 밴드)를 다 끊어버리라고 한다"며 "(팔찌를 끊어버리면) 버닝썬에 왔다는 증거가 없으니까 '이 사람 모르는 사람인데 괜히 와서 술 먹고 와서 행패 부린다'는 식으로 (덮는다)"고 말했다.

[MBC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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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는 과거 클럽에서 VVIP를 상대했다는 한 여성의 증언도 공개됐다. 이 여성에 따르면 클럽을 중심으로 마약을 이용한 미성년자 성매매가 이뤄졌고, 성매매가 끝난 뒤에는 뒤처리를 하는 소각팀이 들어와 증거물을 없앴다.

여성은 "클럽에서 하는 것도 룸살롱하고 비슷하다"면서 "(성매매) 다음 날 아침 클럽 MD가 숙소로 와서 현금을 주고 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마약을 하고 성관계 영상을 찍는 일도 일어났다고 말했다.

"담배보다 구하기 쉬운 게 마약이라고 할 정도"라고 증언한 한 여성은 "(클럽 밖에서 성매매할 경우) 오피스텔에 (마약 투약을 위한) 주사기는 기본적으로 있다"고 했다. 여성은 "저희가 끝나고 나가면 소각팀이 와서 다 치운다. 저희 나가고 난 다음에 들어와 얼굴은 모른다"며 성매매 증거를 없애기 위한 클럽 측의 조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클럽 내에서 마약과 성범죄가 일어났지만,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데 대해 공권력과의 유착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 강남권 MD는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늦게 오는 경우가 많고, 묵살하고 안 오는 경우도 있다"면서 "숨길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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