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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다이어트 여성 '담석증' 경보…복통 반복되면 주의

중앙일보

입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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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32·여)씨는 최근 다이어트를 시작한 뒤부터 자주 병원을 찾았다. 기름진 음식을 먹거나 과식을 하면 오른쪽 배 윗부분이 쥐어짜듯이 아팠기 때문이다. 처음엔 병원에서 위염과 스트레스성 위경련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관련된 치료 약을 먹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또다시 심한 복통을 느껴 병원 응급실에 간 김씨는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고서야 자신이 ‘담석증’을 앓고 있다는 걸 알았다.

담석, 간에서 만든 담즙 응고돼 만들어져 #고연령 비만 여성 환자 많지만 젊은여성도 늘어 #급격한 다이어트로 담즙 급증하면 담석 증가 #극단적 금식·원푸드 다이어트 등 해선 안돼

담석증은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인 담즙이 담낭(쓸개) 안에 고여 돌처럼 응고돼 발생한다. 이러한 담석은 간·담도·쓸개 등에 생겨 염증·천공(구멍 뚫림) 등을 일으킨다. 담석은 주로 육류나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잘 생긴다.

담석증은 주로 고연령 비만 여성이 자주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담석증 진료를 받은 환자는 16만2957명이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52.5%) 8만5619명이 여성이다. 연령별로는 70.3%인 11만4523명이 50대 이상이었다.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최유신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담석증의 전통적인 주요 위험인자는 ‘4F’로 불리는데, 비만(Fatty)·여성(Female)·40대 이상의 나이(Forties)·임신(Fertile)을 일컫는다”며 “여성은 임신 등으로 남성보다 호르몬 불균형이 잘 생길 수 있고, 나이가 들거나 비만일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 담낭의 움직임이 줄어들어 담석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엔 20~30대 젊은 여성 중에도 ‘담석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인구 10만명당 담석증 환자 진료 인원을 살펴보면 2012~2017년 동안 30대 여성 환자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5.4%로 40대 여성(5.5%) 다음으로 높았다. 20대 여성 증가율도 3.0%로 50대(1.4%), 60대(0.1%)보다 높았다.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20~30대 여성에서 담석증 환자가 늘어나는 원인으론 급격한 다이어트가 꼽힌다. 최유신 교수는 “다이어트를 위해 지방의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담즙과 콜레스테롤이 늘어나고,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가지 않고 담낭에 고여 담석이 될 확률이 높다”며 “극단적 금식이나 절식, 황제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등 불규칙한 식습관은 담석 증가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복통이 반복되거나 명치가 더부룩한 느낌이 들면 복부초음파검사 또는 CT 촬영 등으로 담석증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며 “담석이 있어도 아무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으면 정기적으로 검사만 하면 되지만 담석이 크면 담낭염·복막염이나 천공(구멍 뚫림),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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