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 대표 "1995년부터 배터리 기술 개발"...LG화학 우회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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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력을 기반으로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관련 산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사진 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력을 기반으로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관련 산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사진 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는 “배터리 업계에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 간 분쟁이 아닌) 공동 대응해 나갔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7일 열린 SK이노베이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LG화학과의 미국 소송전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등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 등으로 제소했다. 김 대표는 이어 "고객사가 걱정하는 부분이 없도록 대응할 예정"이라며 "배터리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으로 중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경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생산 기반으로 상업 및 가정 ESS 진출 #정유-배터리 연결되는 토탈 에너지 기업 변신 #"동남아 정유 내수 시장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

김 대표는 "우리 (회사) 나름대로 배터리 기술을 개발한 게 1995년부터다. (사업을) 벌리진 않았지만, 그때부터 계속 해왔다"며 "배터리 사업이 해볼 만한 게임이라고 판단해 투자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스카우트를 통해 배터리 기술을 탈취했다는 LG화학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 확대를 통해 산업 및 주거용 ESS(에너지저장장치)와 항공 및 해양용 배터리 산업에 진출하는 계획도 내놨다. 김 대표는 “전기차 외에 항공 및 해양과 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자와 배터리 공급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배터리 재생이나 배터리 재사용 및 리스 등 관련 비즈니스 모델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배터리로 이어지는 토탈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한다. 김 대표는 "이런 포트폴리오로 전환하지 않으면 (기존) 석화 등 전체 (기업) 생존이 위험할 수 있다"며 "(전환하지 않으면)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자산의 미래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배터리 수주잔고를 700GWh로 높이고, 생산량도 100GWh로 늘릴 계획이다.

정유 사업 미래 전략으론 미얀마 등 동남아 내수 시장의 적극적인 진출을 내놨다. 김 대표는 "석유 사업은 수출 비중이 60%인데 동남아 등에서도 자체 정유 공장이 만들고 있어 수출 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베트남과 미얀마 등을 중심으로 내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석유제품 아울렛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리막 사업과 전기차용 윤활유 및 소재 사업도 신규 주력 사업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김 대표는 "중국과 폴란드 외에도 추가로 배터리 분리막 생산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배터리 분리막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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