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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흑자…83개월 흑자에도 1분기 경상수지 6년9개월 최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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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9년 3월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9년 3월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불안한 흑자다. 3월까지 경상수지는 83개월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의 그림자가 짙어지며 우려는 커진다. 게다가 1분기 경상수지 흑자 폭은 6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과 수입 동반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의 그림자 짙어져 #4월 경상수지 적자 돌아설 수도 #출국자 증가에도 씀씀이 줄며 #여행수지 적자 폭은 줄어들어 #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분기(1~3월) 경상수지(전년동기대비)는 112억5000만 달러 흑자였다. 2012년 2분기(109억4000만 달러) 이후 6년9개월만에 최저치다.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1분기 상품수지 흑자 규모(196억1000만 달러)는 2014년 1분기(170억60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작다. 1분기 수출(1375억 달러)이 1년 전보다 8.4% 감소한 탓이다.

 분기 기준으로 수출이 줄어든 것은 2016년 3분기(-3.9%) 이후 2년6개월만에 처음이다. 수입(1178억9000만 달러)도 7.6% 줄면서 2016년 3분기(-1.5%) 이후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비스 수지는 76억6000만 달러 적자를 냈지만 1년전(-93억1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35억7000만 달러)가 1년 전(-49억6000만 달러)에 비해 감소해서다. 여행수지 적자는 2016년 4분기(-23억9000만 달러) 이후 2년3개월만에 가장 작았다.

 한국은행은 “국내 입국자수는 증가하는 한편 출국자의 여행소비 금액이 줄어들면서 적자 폭이 줄었다”고 밝혔다. 1분기 국내 입국자는 384만2000명으로 1년전보다 1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 출국자(786만4000명)으로 5.8% 늘었다.

 하지만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며 단거리 해외여행이 늘어나며 출국자수는 늘었지만 지출액은 줄어든 것으로 한은은 풀이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3월 경상수지는 48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5월 이후 83개월 연속 흑자다. 1년전(51억 달러)보다 흑자 폭은 줄었다.

 반도체 등 주력 상품의 수출 부진 등으로 상품수지(84억7000만 달러)가 악화한 영향이다. 3월 수출(479억3000만 달러)은 1년전(528억9000만 달러)보다 9.4% 줄었다.

 수출 감소에도 흑자가 유지된 것은 동반 감소한 수입 때문이다. 3월 수입(394억70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434억8000만 달러)보다 9.2%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 수입 감소세가 이어지고 석탄과 석유제품 등 원자재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3월에는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줄어든 만큼 불황형 흑자로 보기는 어렵다”며 “국제 유가가 오르면 경상수지 축소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다만 상품수지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배당액 송금이 집중되는 4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4월 중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소폭 적자나 소폭 흑자에 머물 가능성 없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박 국장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기업실적이 악화됐고, 지난해 중간배당 및 분기배당 등이 이미 크게 이뤄진 만큼 1년 전과 비교해 배당금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은 2017년(21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21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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