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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다음은 선삼 "인삼을 진화시켰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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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삼을 개발한 서울대 약학대 연구진. 왼쪽부터 박정일 서울 약대 부학장, 박일호 삼육대 약대 교수, 박만기 서울대 명예교수, 조술연 서울대 약학 박사, 이양범 진생사이언스 연구위원, 이용재 진생사이언스 책임연구원.

진생사이언스는 서울대 약대 교수진이 교내에 설립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2000년 말 창립됐다. 인삼을 가공한 건강기능식품 '선삼(仙參)'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발명의 날인 지난 5월 19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인삼(수삼.백삼.홍삼)보다 효능이 뛰어난 선삼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 회사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상이다.

6년 역사에 불과하지만 이 회사는 이 외에도 상을 많이 탔다. 2002년 서울 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 금상(산업자원부 장관상)을 각각 받았다. 그 다음해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과 대회 특별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장영실 과학문화상 발명대상, 중국 국제발명전시회 금상, 한림원이 주최한 과학기술전국대회에서 산업대상을 받았다.

뿐만 아니다. 수출 첫해인 2004년 무역의 날에 100만 달러 수출탑을 받았고 그해 김복득 대표는 '2004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민훈장 목련장도 받았다. 최근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의약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조그만 이 바이오 벤처기업이 도대체 왜 이렇게 크고 많은 상을 받고 있을까?

수삼.백삼.홍삼보다 더 진화한 선삼을 개발했고 선삼의 효과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약학대 박정일.박만기.김낙두.이승기 교수 등 7명은 1995년 인삼연구팀을 만들었다. 수삼보다 이를 건조한 백삼이 더 효과가 있고, 증기로 쪄 말린 홍삼이 백삼보다 효과가 뛰어난 이유가 뭘까 밝혀보고 싶어서였다.

"인삼이나 산삼은 생으로 먹는 것보다 오랫동안 달여서 먹는 게 훨씬 효험이 있어요. 왜 그럴까하고 연구진은 오랫동안 궁금해 했습니다."

김 대표의 말이다. 연구팀은 제일제당을 설득,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연구 결과 홍삼이 백삼보다 효과가 있는 것은 미량으로 함유된 특이성분 때문임을 밝혀냈다. Rg3.Rg5.F4였다. 이를 강화하는 과정에 연구팀은 1998년 신물질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진세노사이드 Rk1.Rk2.Rk3.Rs4.Rs5.Rs6.Rs7 등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국내외에서 11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연구팀은 이들 물질 중 진세노사이드 Rk1.Rg5.Rg3 등 사포닌 성분을 주성분으로 하고 다른 개발 성분도 더 첨가해 선삼을 탄생시켰다.

쉽게 말해 백삼보다 더 효력이 있는 홍삼을 연구하면서 특이 성분을 밝혀냈고 이들 성분을 홍삼보다 더 강화해 선삼을 개발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인삼이나 산삼은 생으로 먹는 것보다 오랫동안 달여 먹는 게 효험이 크다. 달이는 과정에 삼에 있는 성분이 변해 새로운 성분이 생기거나 작았던 성분이 커진다. 선삼은 이 원리를 이용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삼에는 이들 특이 성분이 홍삼의 100~300배 함유돼 있다"고 말했다.

역발상이 이뤄낸 학술적 진전이었다. 미국과학진흥위원회는 이 연구팀의 선삼연구를 '의미 있는 연구'로 선정, 학술지에 소개했다. 영국의 가디언지도 기사로 소개했다.

서울대 약학대 인삼연구팀은 연구 성과를 상품화하기로 하고 2000년 말 대학 내 벤처기업으로 '진생사이언스'를 설립했다. 캡슐에 넣어 먹기 좋게 만든 '선삼정'과 드링크류 '선삼 디10'를 생산.판매한다. 최근에는 선삼으로 만든 화장품도 개발.판매에 나섰다.

선삼은 홍삼의 특이 성분이 홍삼보다 훨씬 많이 함유된 까닭에 여러 가지 기능 효과를 낸다고 회사 측은 주장한다.

김 대표는 "선삼의 주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k1.Rg3.Rg5.Rk3.Rs4.Rs5.Rs6.Rs7은 항암 및 항산화 효과, 뇌신경 보호 효과 등이 있고 암세포에 작용해 분해.사멸을 유도한다"고 주장했다.

선삼을 개발한 박정일 교수팀은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연구진과 공동으로 선삼의 약리작용과 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인위적으로 암을 유발한 실험용 쥐에 항암제와 선삼을 같이 투여한 결과 선삼이 암세포의 크기를 약 46% 줄이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진생사이언스는 이에 따라 선삼을 암치료 보조제로 개발할 예정이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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