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성일종 “몸을 다 드러낼 정도로 절박…착잡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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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 성일종, 김태흠 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 성일종, 김태흠 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선거법·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통과에 반발하며 삭발을 강행한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착잡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성 의원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착잡하다. 이런 현실이 오기까지 상당히 자괴감이 들고, 국민에게 죄송스럽다"고 털어놨다.

그는 "삭발은 자기 몸의 모든 부분을 다 드러내면서까지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가장 극한 방법"이라며 "온건한 표현으로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중 앞에서 신체의 일부를 깎아내면서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건 굉장히 절박함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찌하면 우리가 균형의 추를 잘 잡아서 여와 야가 잘 균형을 좀 잘 갈 수 있도록 할 수 없을까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성 의원은 당초 당이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10명의 의원이 삭발하기로 했다가 김태흠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장우, 윤영석, 성일종 한국당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만 삭발한 데 대해선 "우선 4명이 먼저 하고 그다음에 연이어 나머지 분들이 따라서 하자고 구두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사과와 패스트트랙의 철회가 있을 때 한국당은 장외투쟁을 접고 논의 테이블로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저희가 국회에 완전히 문 닫은 건 아니다"라며 "민생, 국민이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문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당장 추경 심사해야 하는데, 그거 안 하시잖아요'라는 진행자 질문에 "추경이라는 것은 전시, 전쟁 상황이거나 천재지변 상황, 대량 실업이거나 경기 침체일 때에 우리가 추경할 수 있는 거다"라며 "동해안 산불, 포항 지진 같은 천재지변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협조하겠다고 원내대표가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기 침체 상황,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이기도 하다'는 진행자의 거듭된 질의에 성 의원은 "대통령께서는 다음 분기에는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국가를 이끄는 통수권자께서는 마이너스 0.3%가 났음에도 경기 이상 없다, 좋아진다고 얘기를 했다. 그러면 추경 갖고 오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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