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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장관 "최저임금 차등 적용 안된다"에 쏟아진 중기 회장단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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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장관 취임 후 첫 중기중앙회 간담회

박영선(59)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취임 후 처음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중기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 주장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등 회장단과의 ‘150분 토론회’에 참석해 “솔직히 말하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현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옹호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열린 중소기업과의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열린 중소기업과의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박 장관은 “최저임금을 (업종ㆍ규모별로) 차등화하면 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업종별로 차등화할 경우 ‘어느 업종은 귀족이고 어느 업종은 머슴이냐’ 이런 사회적 인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차등화하면 귀족업종, 머슴업종 인식 유발"

참석자들이 “업종마다 노동 강도가 다르고 지역별로 한계가 있는데 시행도 안 해보고 안 된다고 한다”고 지적하자 박 장관은 사견을 전제로 “지역별로 물가가 다른 만큼 중앙 정부는 하한선만 정해주고, 지자체별로 자율권을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는 박 장관이 최저임금의 업종ㆍ규모별 차등화보다는 그나마 지역별 차등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탄력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 결코 정치적 논리로 결정안돼" 강하게 부인

박 장관은 현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한 참석자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의 판단이 정권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자 박 장관은 “결코 정치적 논리로 결정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말씀하신 의견은 정부에 강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열린 중소기업과의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열린 중소기업과의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2017년 7월 장관급 부처로 승격된 중기벤처부의 위상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 목소리를 잘 전달하기 위해 강한 중기벤처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장관이 이렇게 최저임금 차등화를 주장하는 중기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중기중앙회 측 참석자들도 굽히지 않았다. 노동 현안과 관련해서는 ▶ 탄력적 근로 시간제 단위 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고, ▶선택적 근로 시간제 정산시간을 현행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하는데 중기벤처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중기중앙회 측 참석자들은 또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증여세 과세특례 확대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중소기업 정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중기벤처부가 출범 후 창업과 벤처, 수출 분야 등에서 정책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전통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배려가 미흡했다는 일부의 목소리가 있었다”는 뼈있는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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