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숙인 평균 54.6세, 노숙기간 11.2년 “5년 새 23% 줄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이 종이박스를 둘러싸고 잠자리에 들어 있다. [중앙포토]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이 종이박스를 둘러싸고 잠자리에 들어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서울시 노숙인은 3478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 첫 조사 때 4505명보다 22.8% 줄어든 것이다. 노숙인은 평균 54.6세, 42.3세에 집을 나와 11.2년간 노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노숙인 실태조사…전체 3478명 #“2023년까지 30% 사회 복귀가 목표”

서울시는 서울시복지재단, 서울노숙인시설협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2018년 노숙인 실태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전체 노숙인 3478명 중 거리 노숙인은 731명, 시설 노숙인은 2747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2741명, 여성 732명으로 남성이 세 배가량 많았다. 침낭이나 이불에 숨어있어 성별 파악이 어려운 노숙인은 5명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7·10·12월(총 4회) 서울 시내 499개 지점, 43개 시설에서 오전 0~3시에 노숙인 규모를 일시에 집계한 것이다.

전체 노숙인 중 450명을 설문조사했더니 평균 연령은 54.6세, 평균 노숙기간 11.2년으로 나타났다. 또 노숙을 시작한 나이는 42.3세, 직업이 있는 사람은 51.2%로 집계됐다.

서울시 노숙인 설문조사 결과. [그래픽 서울시]

서울시 노숙인 설문조사 결과. [그래픽 서울시]

노숙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분의 1가량이 “부채 증가로 인한 신용불량‧파산”(24.1%)이라고 대답했다. 다음으로 “본인 이혼 등 결혼관계 해체”(12.8%), “알코올 의존증”(11.1%) 순이었다. 조사는 지난해 10월 한 달간 거리 노숙인 100명, 시설 노숙인 35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서울시는 이날 203년까지 전체 노숙인 가운데 30%의 사회 복귀를 지원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노숙인 개별 특성과 욕구에 맞춰 입주 시설과 일자리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예컨대 정신질환 등으로 시설 입소를 거부하거나 단체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거리 노숙인에게 고시원 월세를 지원한다. 임대주택과 복지 서비스를 결합한 ‘지원주택’ 입주도 추진한다.

일자리도 지원한다. 노동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쇼핑백 접기 같은 공동 작업장을 제공하고, 단계적으로 반일제‧전일제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총 1200개의 공공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김병기 서울시 자활지원과장은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민간 일자리 1520개 연계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