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승부근성에 몸도 유연|샅바 쥔지 5년만에 "일취월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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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두 팔을 허우적거려 건들거리는 몸짓으로 모래판에 올라 괴성부터 질러대는 강호동의 씨름경력은 고작 5년.
마산중 2년 때부터 샅바를 잡기 시작한 강은 그러나 1m82㎝의 키와 1백20㎏의 장대한 체격과 무례하기까지 한 거칠 것 없는 매너를 통해 느껴지는 강한 승부근성으로 마산상고 3년 때인 지난해부터 씨름계에서「될성부른 떡잎」으로 주목을 끌어왔다.
올 봄 고교선수로는 파격적인 계약금 5천 만원·연봉 2천 만원을 받고 부산 조흥금고에 입단했다.
이 액수는 지난해 삼익가구에 입단한 황대웅(1m87㎝·1백25㎏)과 같은 액수.
그러나 임용제가 당초 입단예정인 일양약품에서 강이 속한 조흥금고에 입단하자 강은 임의 연습상대로 전락(?)했고 지난5월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양약품으로 이적했다.
『대회를 앞두고 김학룡 감독과 이준희 코치님의 철저한 훈련을 받아 자신감을 갖기는 했지만 대 선배들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만기 선배를 이기고 나니 세상에 무서울게 없습니다.』
강이 이번 대회에서 갖게된 확실한 자신감이 앞으로의 모래판을 좌우할「태풍의 눈」.
몸이 유연하고 지구전에 강한데다 타고난 승부근성을 갖춰 일양약품 측에서는 이준희에 이은 간판스타로 지목되고 있다.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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