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사역견 학대 실험 논란 이병천 교수 연구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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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로고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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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대상으로 금지된 사역견(使役犬)을 실험에 이용하면서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대 수의학과 이병천 교수에 대해 학교 측이 관련 연구를 중단시켰다.

서울대는 18일 이 교수의 ‘스마트 탐지견 개발 연구’를 중단시키고 이 교수가 맡고 있는 실험동물자원관리원 원장직 직무를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동물실험 윤리 위반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교수가 실험동물 관리를 총괄하는 실험동물자원관리원 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보고 19일부터 직무를 정지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이 교수 연구팀이 실험대상으로 금지된 국가 사역(使役)견을 상대로 실험을 하고, 학대까지 자행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동물보호법은 장애인 보조견 등 사람이나 국가를 위해 사역하고 있거나 사역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이 교수는 사역 동물을 대상으로 불법 동물실험을 했을 뿐 아니라 해당 동물을 빈사 상태로 만드는 등 학대 행위까지 저지른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 교수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22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대 의혹이 제기된 비글 품종의 복제 사역견 '메이'는 지난 2월 말 이 교수의 실험실에서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와 수의대는 이 교수 연구팀을 대상으로 조사를 착수한 상태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도 점검반을 꾸려 현장 점검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함께 세계 최초로 개 복제를 성공시킨 복제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이 교수는 2017년에도 동물단체 ‘카라’ 등으로부터 "식용견을 이용해 동물실험을 하고 실험동물을 학대하는 등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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