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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 있는 여성, 임신하면 임신성 당뇨 위험 최대 13배 높다

중앙일보

입력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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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여성이 임신을 하면 임신성 당뇨 위험이 정상 임신부에 비해 최대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중신, 이승미, 보라매병원 내과 김원, 산부인과 김병재, 김선민, 인천 서울여성병원 오익환, 구자남 연구팀은 임신부 608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임신성 당뇨병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16일 공개했다.

우리나라 성인 3명중 1명은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인 지방간 환자다. 음주가 원인이 아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과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간초음파와 혈액검사로 지방간 지수를 측정해 지방간 진행 정도에 따라 1~3등급으로 나눴다. 그룹마다 임신 이후 임신성 당뇨가 얼마나 발병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정상 임신부는 임신성 당뇨 발병률이 평균 3.2%였다.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1등급 임신부는 발병률이 10.5%였다. 2, 3등급은 42.3%로 훨씬 높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 몸에는 간의 지방증과 포도당을 적절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두가지 장치가 있다. 아디포넥틴은 우리 몸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고, 셀레노 단백질은 셀레늄을 섭취했을 때 생성되는 것으로 항산화 작용을 한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아디포넥틴과 셀레노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대사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임신성 당뇨는 보통 임신부의 5~10%에서 발생한다. 임신하면 태아가 분비하는 호르몬 때문에 임부의 인슐린 기능이 떨어진다. 임신성 당뇨가 있는 임신부는 췌장에서 이를 극복할 만큼 인슐린 분비를 더 늘리지 못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진다. 임신 중 혈당을 조절하지 못하면 비만이거나 거대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고 산모는 분만 후 당뇨병이 발생한다. 평생 당뇨병을 앓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의 박중신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임신 10~14주에 간단한 혈액검사로 아디포넥틴과 셀레노 단백질을 측정해서 임신성 당뇨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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