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산불 때 술 취했었나?” 조원진에…정두언 “박근혜 피해의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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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오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강원 지역 산불 상황과 관련해 상황보고를 받은 후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오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강원 지역 산불 상황과 관련해 상황보고를 받은 후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강원도 산불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술에 취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주장한 것을 두고 “지나친 얘기”라고 10일 비판했다. t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다.

정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 쪽에서 피해의식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제 그 피해의식 때문에 이런 식으로 가짜뉴스성 발언은 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당이 피해의식이 큰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하고 동일시하려는 것 같다”는 주장에 뒤이어 이런 말을 했다.

정 전 의원은 “정부가 이번 산불에 차분하게 대응 잘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야당에서) ‘분 단위로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건 지나친 공세고 오히려 더 손해”라며 “너무 지나친 공격을 하면 오히려 역풍이 분다. 분 단위로 대통령 행적을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 [사진 JTBC 방송 캡처]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 [사진 JTBC 방송 캡처]

앞서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게 “왜 VIP(문 대통령)는 (5일) 0시 20분에 회의에 참석했나. 술 취해 계셨나?”라며 지난 4일 강원도 산불 당시 문 대통령 행적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일부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서 나온 주장들을 인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한 공격을 하듯 ‘산불 났을 때 (문 대통령이) 5시간 뭐했냐’는 공격을 야당으로선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런데 ‘술 마셨다’ 등과 같은 얘기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선 고소·고발을 할 수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 발언대로 청와대와 민주당은 유튜브를 타고 국회까지 넘어온 관련 의혹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측은 “‘대통령이 술을 마시느라 산불 진화가 늦었다’ 등 총 89개의 허위조작 정보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형법에 규정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도 “일부 정치인들이 면책특권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최초로 거짓말을 유포한 유튜브 방송에 대해선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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