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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조양호 죽게 해? 산불 땐 술 취해 있어?”…루머 공세에 여권 부글

중앙일보

입력

“심지어 대통령을 향해 ‘술 취해 계셨어요?’ 이것도 말이라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박 의원은 “시비를 걸 것을 걸어야지요”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야당 일부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도 산불 당시 술에 취해 있었던 게 아니냐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나 5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원 고성 토성면 주민자치센터에서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나 5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원 고성 토성면 주민자치센터에서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이날 대구시 예산정책간담회에서 “(한국당이) 강원도 산불이 났을 때는 대통령이 언론인과 술을 먹었다는 가짜뉴스를 페이스북에 게시하는 도를 넘는 행위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비롯한 여러 가짜뉴스 공세가 쏟아지자 민주당과 청와대가 부글거리고 있다.

전날 조승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별세는 문재인 정권의 탄압 때문’이라는 식으로 정치공세를 펼친다"며 “발언도 정도가 있다. 치졸한 정치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해찬 대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를 정부의 간접 살인이라고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재인 정권과 좌파 운동권, 민주노총이 기업을 몰수해 국유화하고 인민재판을 통해 조양호 회장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에서도 이와 비슷한 취지의 발언(김무성, 홍준표)이 나왔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회의장에 들어서고있다. [연합뉴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회의장에 들어서고있다. [연합뉴스]

이런 야당의 공세에 청와대와 민주당은 강경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은 지난 9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모든 조치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보수 성향의 유튜브 방송인 ‘진성호 방송’과 ‘신의 한수’를 최초 유포 출처로 지목했다. 민주당도 가짜뉴스 삭제 의무를 규정한 ‘가짜정보 유통 방지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조속히 입법화 하겠다(박광온 최고위원)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 7시간이 궁금했듯 문재인 대통령 5시간도 그와 유사한 상황”이라며 “질병이든 숙취든 원인이 뭐든”이라고 적었다. 지난 4일 산불 최초 발생(오후 7시 17분) 5시간 뒤에 문 대통령이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5일 새벽 12시 20분)한 것을 두고 한 의혹 제기였다.

한국당은 앞서 지난 1월에는  문 대통령의 재임 기간 공개 일정을 분석한 뒤 ‘방콕ㆍ혼밥 대통령’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청와대는 한국당이 가짜뉴스의 생산지가 됐다면서 잘못된 주장에 책임을 지라고 경고하며 충돌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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