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특검 보고서 핵심 누락”…트럼프 “가짜 뉴스”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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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 요약본이 수사 결과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내부자 진술이 나왔다. 미 하원은 조만간 수사보고서 전문 강제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할 계획이다.

내부자 진술 인용해 의혹 제기 #"법무부가 초안 대신 수정본 작성" #미 하원, 보고서 전문 확보할 듯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월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의회에 제출한 메모에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2년 간의 수사 결과를 적절히 묘사하지 못했다”는 특검 수사관들의 진술을 전했다. 그들의 의견을 들은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서다.

 지난달 24일 바 장관은 400쪽에 육박하는 특검보고서를 4쪽으로 요약해 의회에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가지 핵심 혐의(러시아 내통 의혹, 사법 방해)에 대해 사실상 무혐의라는 내용이었다. 2년 여에 걸친 특검 수사 결과가 처음 이 같이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부담을 덜었다.

 하지만 이 요약본이 내용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특검 내부자 주장이 나오면서 바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하도록 일부러 보고서에 핵심 수사내용을 누락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NYT는 이와 관련해 특검팀이 사전에 제대로 된 내용을 담은 여러 개의 요약본을 만들어 놓았다는 주장도 전했다. 바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가 “기밀자료, 배심원단 정보 및 진술 같은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요약본 초안을 거부하고, 입맛에 맞는 형태의 요약본을 새로 만들어 공개했다는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특검팀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와 관련해 “놀랍고 중대한” 증거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특검의 증거가) 바 장관이 시사한 것보다 훨씬 더 예리하다”는 익명 소식통의 발언을 전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NYT는 어떠한 정당한 취재원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이는 완전한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어쩌면 실제 그들(NYT)은 취재원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면서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특검보고서 전문 공개 요구 목소리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앞서 3일 전체회의를 열고 특검보고서 관련 소환장 발부 승인안을 가결 처리했다. 소환장이 발부되면 의회는 보고서 전문과 증거 일체를 강제로 확보할 수 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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