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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의원이 딸 지원서 사장에게 직접 건네” 진술 확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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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국회 당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겨레신문이 제기한 자신의 딸 kt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합격 통지 관련 메일을 제시하며 근거없는 의혹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국회 당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겨레신문이 제기한 자신의 딸 kt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합격 통지 관련 메일을 제시하며 근거없는 의혹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딸의 KT 부정채용 의혹에 휩싸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딸의 계약직 입사 지원서를 당시 KT 사장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딸이 KT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 그동안에 “정치 공작이다”, “새빨간 거짓말이다”라며 부인해왔다. 김 의원이 직접 관여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은 처음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은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이 2011년 김성태 의원에게서 딸의 계약직 지원서를 직접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2일 밝혔다.

김 의원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뒤 줄곧 부인해 왔다. 지난해 12월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딸에 대한) KT 특혜취업은 이미 지난 연초부터 민주당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추적해온 사안”이라며 “단지 아버지가 야당 정치인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의혹의 눈길 보내고 특혜취업으로 매도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치 공세라던 김 의원의 주장과 달리 딸 채용을 위해 직접 개입한 정황이 나왔다. 다만 2011년 계약직 채용은 공소시효(7년)가 지나 검찰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계약직으로 KT에 입사해 일하다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최종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검찰은 2012년 하반기 KT 신입사원 채용 당시 부정채용 의혹을 수사하면서 김 의원의 딸이 서류 합격자 명단에 없었으나 최종 합격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다.

김 의원이 딸의 계약직 취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확보한 검찰은 딸이 정규직이 된 2012년 공개채용 때에도 김 의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는지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이 계약직으로 채용된 뒤부터 이듬해 정규직 공채에 합격하기까지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김 의원이 서류를 건넨 시점을 출발점으로, 이후 KT 측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태 의원 측은 “그동안 채용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많이 밝혔다”며 “피의 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검찰의 여론몰이 수사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KT 부정채용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이 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KT 부정채용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이 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김 의원에게서 딸의 계약직 원서를 받았다고 진술한 서 전 사장은 총 6명의 부정채용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서 전 사장에게 지시받은 2건을 포함해 부정채용 5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전무)은 지난 1일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부사장 등도 딸, 지인 자녀 등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내용을 김 전 전무의 공소 사실에 포함했다.

성 전 사장이 청탁한 지인 자녀는 면접에서 탈락했는데도 최종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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