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전문대 경쟁률 높아져…대졸자 'U턴 입학' 150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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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대를 졸업한 뒤 올해 전문대인 인천재능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윤혜령씨. 윤씨는 "문과 출신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입학 전 교수님과의 상담으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진 전문대교협]

4년제대를 졸업한 뒤 올해 전문대인 인천재능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윤혜령씨. 윤씨는 "문과 출신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입학 전 교수님과의 상담으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진 전문대교협]

 서울의 4년제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윤혜령(26)씨는 올해 인천재능대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전문대에 입학한 이유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서였다. "문과 출신이라 생소한 간호학을 잘 배울 수 있을지 걱정됐다"는 윤씨는 "일어 전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가진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청년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문대 경쟁률과 신입생 충원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인기 전공인 간호학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지만, 로봇과 드론 등 새로운 전공도 높은 충원율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는 2일 2019학년도 입시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전문대 경쟁률은 9.3대 1로 지난해(8.5대 1)보다 약 0.8%포인트 높아졌다. 모집 인원은 1608명 감소했지만, 지원자는 오히려 10만8620명 늘었기 때문이다. 합격자 중 등록 인원 비율(충원율)도 지난해 96.9%에서 올해 97.2%로 늘었다. 황보은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전문 직업인이 되려는 수험생 요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자료:교육부, 전문대교협

※자료:교육부, 전문대교협

 전문대의 경쟁률과 충원율이 동시에 높아지는 이유는 대졸 취업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최근 5년간(2013~2017년) 취업률 추이에 따르면 4년제대의 경우 64.8%에서 62.6%로 떨어졌다. 반면 전문대는 67.9%에서 69.8%로 상승하는 추세다. 4년제대와 전문대의 취업률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전공별로 보면 취업이 잘 되는 간호(12.8)의 경쟁률이 여전히 최상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시각디자인(10.9), 제과제빵(8.5) 등의 경쟁률도 높았다. 충원율 현황을 살펴보면 특히 로봇과 드론 등 4차산업 혁명 시대에 주목받는 전공이 주목된다. 로봇 전공은 1년 새 충원율이 82.8%에서 97.7%로 14.9%포인트나 증가했다. 드론 전공도 93.1%에서 95.7%로 충원율이 높아졌다.

 정원외 모집인 만학도 및 성인학습자 전형은 지원자와 등록자가 모두 늘어나는 추세다. 만학도 지원자는 7268명으로 2년 전보다 1271명 늘었다.

 4년제대를 졸업한 뒤 전문대에 입학하는 이른바 'U턴 입학'은 1526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간호학과의 U턴 입학자가 69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실용예술(161명), 보건(142명) 순이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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